[DBR/M&A 6가지 오해와 진실]규모 클수록 더 큰 수익? 실패확률도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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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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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센츄어 2002∼2009년 이뤄진 500개 대형 사례 분석

DBR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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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합병(M&A)의 실패 비율은 무려 7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지난 10년 동안 기업들의 M&A는 꾸준히 늘었다. 실패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는데도 기업들은 여전히 M&A에 강한 매력을 느낀다. 과연 M&A는 실패 확률이 훨씬 높은 전략일까.

글로벌 컨설팅사 액센츄어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7년 동안 이뤄졌던 500개의 대형 M&A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8%가 총투자수익률(TRS)을 계산했을 때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M&A의 규모, 시점, 유동성 등 여러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와는 상반되는 결과들이 나타났다. 이 글의 전문은 DBR 105호에 실렸다. M&A에 대한 6가지 오해를 요약한다.

○ 오해 1: 시점이 M&A의 모든 것이다

M&A의 시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경기 상승기 직전인 ‘저점’에 사는 것이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하지만 분석 결과에 따르면 거시경제 지표가 상승할 때뿐 아니라 하강할 때 성공한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반대로 경기가 좋은 시기에 실패한 M&A도 많다. 중요한 것은 M&A에 나서는 기업의 역량이다. 능숙한 기업은 언제 어디서나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 두산의 밥캣 인수는 글로벌 경기하강기에 이뤄졌지만 끊임없는 통합노력으로 긍정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 오해 2: 산업 분야는 중요치 않다

많은 기업이 M&A는 모든 산업에서 유용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액센츄어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답은 ‘아니요’다. 분석대상 500개 M&A 중 금융 산업(은행과 자본 시장 분야) M&A의 총투자수익률은 25%인 반면 같은 기간 소매유통산업과 서비스산업의 M&A 수익률은 ―23%였다. 또 소비재 상품(23%)과 금속·광산·자연자원(21%), 보험(20%) 분야의 M&A 수익률은 높았지만 인프라와 교통(―12%), 에너지(―3%), 커뮤니케이션(2%) 분야 M&A 수익률은 매우 낮았다. 산업 고유의 특성이 M&A의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오해 3: 규모가 중요하다

M&A는 규모가 클수록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규모가 작은 거래가 오히려 더 알찰 수 있다. 거래 규모가 작으면 다양한 위험의 발생 가능성도 그만큼 줄어든다. M&A의 성패를 좌우하는 비밀 유지나 M&A 과정의 복잡한 실사, 인수 후 통합(PMI) 등도 규모가 작은 거래에서 더 수월하다. 반면 규모가 클수록 인수기업의 핵심 역량과 전략에서 벗어난 ‘모험’을 해야 할 때가 많고 M&A의 사전, 사후 작업이 복잡해진다.

○ 오해 4: M&A는 선진국끼리의 게임이다

개발도상국 기업들의 M&A가 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성장 가능성과 값싼 자원을 사는 것이 2000년대 이후 M&A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됐고 이 때문에 선진국 기업이 개발도상국 기업을 M&A했을 때 고수익(32%)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 오해 5: 현금이 최고다

거래 방식이 현금인지 주식인지는 M&A의 성과와 큰 관계가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 M&A 거래에서 현금거래 방식의 수익률은 5.7%로 주식인수 방식의 수익률(9.4%)보다 오히려 낮았다. 이는 M&A뿐 아니라 기업 간 거래에서 가능하다면 현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상식을 뒤집는 결과다. 주식인수 방식의 성공확률이 높은 이유는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주식을 M&A에 투자한다는 것 자체가 성공에 대한 기업의 강한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오해 6: 주식시장의 동향이 M&A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산업지수’를 기준으로 한 M&A 성과 분석 결과를 볼 때 주가지수가 1년 동안 어떻게 움직이는지와 기업의 M&A 성공 여부는 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 M&A를 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이라는 믿음은 사실이 아니다.

박영훈 액센츄어 코리아 경영컨설팅 대표 younghoon.park@accenture.com  
정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5호(2012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구독 문의 02-2020-0570

전략변화 성공 기업의 비결

▼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캐드베리 슈웹스(Cadbury Schweppes)는 1820년대 초 퀘이커 교도들이 설립한 캐드베리가 1969년 더 슈웹스를 합병하며 재출범했다. 두 회사의 문화는 판이했다. 슈웹스 출신 직원들은 캐드베리 쪽 사람들을 ‘소년 성가대원’이자 ‘술이라고는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는 퀘이커 교도’라고 부른다. 반면 캐드베리 출신 직원들은 슈웹스 측 사람들을 두고 ‘진토닉이나 마셔대는 런던 사람’인 데다 ‘단기적’이거나 ‘카우보이’적 접근 방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회사는 관용과 자유의 정신을 적극 지지하는 조직 문화를 토대로 서로에 대한 반대 의견을 건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전통으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오늘날 경쟁 업체에 비해 성공적으로 전략 변화를 이뤄낼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략변화 성공 기업의 비밀에 대해 분석했다.



‘관계’에서 길 찾은 살리에리

▼ Lessons from Classic


영화감독 밀로시 포르만의 1984년작 ‘아마데우스’는 18세기 말엽 유럽 음악계를 대표하는 작곡가였던 살리에리(사진)와 모차르트의 라이벌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속에서 살리에리는 모차르트를 시기하고 질투하며 평생 원망하는 조역(助役)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실제 그의 모습도 그랬을까. 모차르트 사후 그의 아들과 제자가 살리에리의 문하생이 됐을 정도로 살리에리와 모차르트 사이에는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살리에리는 영화 속 묘사와 달리 ‘덕망’을 무기로 삼은 작곡가였으며 ‘관계’를 중요시했던 예술가였다. 변화무쌍한 시기에도 변하지 않는 진리를, ‘상호작용’이라는 키워드를 살리에리는 몸소 실천했다. 천재가 되지 않고도 위대함을 보여준 살리에리의 삶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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