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 중인 캠리는 미국에서 생산된다. 캠리는 도요타를 대표하는 모델이지만 미국이 캠리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품질도 뛰어난 차가 나오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1983년 미국에 처음 진출한 이래 현지에서 개발과 향상을 거듭했다. 1997년 이후 거의 매년 최고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전미(全美) 승용차 판매 1위를 지켜온 차종은 ‘황소자리’라는 이름을 가진 포드 ‘토러스’였다. 하지만 이 절대강자도 ‘갓(冠)’을 어원으로 하는 캠리의 등장으로 1997년 1위의 자리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이후 캠리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도요타의 대표 차종으로 정상을 계속 지켜왔다.
미국 시장 초창기인 1950, 60년대에 도요타가 미국시장을 공략한 모델은 모두 ‘갓’과 관련된 어원을 가진 모델들이었다. 당시 도요타 ‘크라운(王冠)’이 시장 탈환에 실패하고 2세대 ‘코로나(光冠)’인 ‘티아라(小冠·미국판매명)’로 재도전해 3세대 코로나로 정착, ‘코롤라(花冠)’로 성공하는 등 실패와 성공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겪었다. 캠리는 일본어로 왕관을 뜻하는 단어, 칸무리(kanmuri)의 영어식 발음이다.
1983년 전륜구동 방식의 1세대 캠리가 미국시장에 등장하면서 도요타는 비약적인 성장의 시대를 맞이한다. 1세대 캠리는 당시의 디자인 트렌드였던 모난 세단과 5도어 해치백이었다. 차체 사이즈는 일본의 소형차였지만 캠리 특유의 볼륨감을 살렸다. 출시 3년째 되던 해 첫해보다 2배로 증가한 13만 대가 팔렸다.
2세대 모델의 성장은 더욱 눈부셨다. 1983년 2세대 모델은 DOHC 4밸브 V6가 가세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었다. 같은 해 미국 켄터키 주에 신설한 공장라인에서 마침내 ‘메이드 인 USA’의 캠리가 쏟아져 나왔다.
1988년에는 22만5000만 대, 1990년에는 28만 대가 넘는 판매량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한다. 당시 캠리는 미국 빅3의 미드사이즈에 비하면 소형이었다. 하지만 뛰어난 내구성과 기능에 충실한 일본차를 구하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층이었다. 1991∼1996년의 베스트셀러 토러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주류는 몸집이 크고 6기통 사이즈의 차였다.
1992년 등장한 3세대 캠리는 미국식 중형 사이즈로 몸집도 커졌다. 엔진은 직렬 4기통이 2.2L, V6는 3.0L로 강화됐다. 1996년에는 판매량 35만7000대를 기록했다. 이후 미국의 캠리는 5년 주기로 확실한 진화를 계속해 왔다. 1997년에는 토러스를 따돌리고, 전미 승용차 판매량 왕좌에 앉는다. 2007년에는 47만3000대의 최고기록을 달성했다. 이같이 캠리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영어 단어로 ‘합리적인, 이성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래셔널(Rational)’이란 형용사만큼 적합한 표현을 찾을 수 없다는 평가다.
캠리는 항상 이성적, 합리적 가치를 찾는 사람들의 합리적인 4도어 세단으로 계속 선택받았다. 캠리가 가진 이성적, 합리적 가치는 1400만 대 가까운 누적 판매량을 자랑하는 글로벌 중형 세단으로 키워온 원동력이 됐다. 캠리는 지금도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나라에서 매년 60만∼90만 대의 판매기록을 자랑하는 인기 차종이다. ▼ 미국 판매 1위 캠리 각종 수상 살펴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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