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육아용품 ‘큰손’은 아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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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 착용한 ‘에르고 아기띠’ 메고… ‘페라리 카시트’로 대리만족

2개월 된 아이를 둔 김남권 씨(33)는 최근 아기띠를 구매했다. 제품을 알아보는 것부터 결제까지 제품을 사는 데 본인의 의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김 씨는 “바깥에서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것은 엄마보다 아빠 몫인 경우가 많다”면서 “무엇보다 내가 쓰기에 편하고 부담 없는 제품을 골랐다”고 말했다.

최근 가사와 육아에 관심 있는 아빠들이 늘면서 남성들이 육아 시장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몰 인터파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육아용품을 구매한 남성 고객은 전체의 3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특히 올 1분기(1∼3월) 카시트 제품의 남성 구매율은 42%, 유모차 구매율은 38%였는데 이는 2011년에 같은 기간에 비하면 각각 18%, 12% 늘어난 수치다. 옥션에서도 올해 아빠들의 육아용품 구매액은 전체의 40%에 달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아빠의 기호가 반영된 육아용품이 인기다. 아빠들이 열광하는 제품 중 하나가 프랑스 유아용품 업체 팀텍스가 페라리와 상표권 계약을 맺고 선보인 ‘페라리 카시트’다. 실제로 최근 한 달 동안 인터파크에서 페라리 카시트를 산 남성 구매자 비율은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카시트는 자동차와 연관된 육아용품인 데다 ‘페라리’라는 브랜드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아빠가 많다”고 분석했다.

아이를 안을 때 쓰는 아기띠나 기저귀 가방은 대부분 알록달록한 디자인이 많아 아빠들이 사용하길 꺼리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이 때문에 유아용품 업체들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멜 수 있는 심플한 제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에르고’는 언뜻 보기에 배낭처럼 보이는 디자인의 아기띠를 선보여 아빠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받았다. 블랙과 다크초코 색깔로 메고 다니기에 무난한 데다, 할리우드 남자 배우 올랜도 블룸까지 착용하면서 ‘아빠들도 메는 아기띠’라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인터파크에서는 다크초코, 블랙, 블루 등 아빠들이 선호하는 색상의 아기띠는 대부분 품절된 상태다.

이 밖에도 아이 교육에 관심 높은 ‘자상한 아빠’가 늘면서 완구와 교구 제품의 남성 구매율도 늘어나고 있다. 인터파크 측은 “최근 1년간 인터파크의 블록, 퍼즐, 완구 카테고리의 남성 구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면서 “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육아용품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육아용품#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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