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 괜찮다… ‘○○마트 반값상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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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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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는 가정의 달을 앞두고 사용자가 몸이 공중에 붕 뜬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원터치 무중력 기능’을 장착한 프리미엄 안마의자를 99만 원에 내놓았다. 가족과 친지를 위해 각종 선물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200만 원 이상 고가 제품에 있는 기능을 모두 갖추고도 가격은 절반 수준인 이 안마의자를 ‘대표상품’으로 내세운 것이다. 이 제품을 내놓기까지 이마트는 세계적 안마의자 브랜드 ‘오심’을 생산하는 중국 이지팔사와 6개월간 사전 협의를 했으며 가격을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낮추기 위해 안마의자 연간 판매량 700대의 3배에 달하는 2000대를 한 번에 발주했다.

○ “이것 사러 ○○마트 가요”

이마트의 ‘반값’ 시리즈, 롯데마트의 ‘통큰’ 시리즈처럼 이름에서부터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며 출발한 대형마트의 기획형 저가상품이 점차 손님을 매장으로 불러들이는 특화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창고형 대형마트 코스트코가 한동안 섬유유연제 ‘다우니’를 독점 수입하면서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토종 대형마트들도 치밀한 사전기획을 통해 차별화한 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5월 이후 ‘테스코 파이니스트 와인’이라는 이름으로 25종의 와인을 선보였다. 영국 테스코 본사가 섭외한 세계적 와인 전문가들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뉴질랜드 등 와인 산지를 돌며 발굴한 이 와인들은 마니아들 사이에서 ‘가격에 비해 품질이 훌륭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홈플러스 국내 매장에서 매주 500∼600병씩 팔려나가는 인기 상품이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22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통큰 아몬드’도 없어서 못 팔 만큼 인기 있는 상품이다. 800g들이 한 봉에 1만 원으로 다른 브랜드 제품에 비해 25%가량 싼 이 제품은 롯데마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특수(特需)를 겨냥해 반년 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의 아몬드 산지를 찾아다니며 기획한 상품이다. 롯데마트는 평소 판매량을 감안해 준비했던 5개월분 물량 11억 원어치가 한 달 만에 다 팔리자 부랴부랴 물량 추가 확보에 나섰다.

○ 中企제품, 대형마트 이름값에 대접

대형마트가 이처럼 경쟁력 있는 저가 기획상품 발굴에 열을 올리면서 납품을 하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기술이 뛰어나고 제품 품질이 우수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판로를 찾지 못했던 국내 중소기업 제품들이 대형마트의 이름값에 힘입어 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롯데마트가 국내 최대 장난감 블록 제조회사인 ‘옥스포드’와 손잡고 만든 ‘통큰 블록’ 시리즈는 대표적인 경우다. 이 제품은 월평균 5000여 개가 팔리는 롯데마트 장난감 코너의 1등 상품이다. TG삼보가 고가(高價) 제품이라는 특성 때문에 중소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았던 TV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이마트와의 제휴 덕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저가 기획상품 경쟁에 대해서는 업계 내부에서조차 “경쟁이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형마트에 이어 오픈마켓까지 연이어 경쟁에 뛰어들며 품질이 떨어지거나 애프터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제품까지 생겨난 ‘반값 TV’ 경쟁이 그 한 예다. ‘기존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절반 수준’이라는 유통업체들의 홍보도 비교 대상을 비슷한 사양이 아닌 고가 제품의 가격을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아 실제 할인 폭은 광고 내용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잦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반값#대표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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