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세계조리사대회]세계 조리사 8000여 명 북적… 올림픽 입장식 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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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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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기자 제34차 WACS 총회 참관기


2010년 1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와인향으로 그윽했다. 산티아고 뒷골목 작은 상점에 가더라도 익숙한 칠레산 와인이 즐비했다 거리 곳곳마다 와인의 잔향(殘香)이다.

30시간의 비행 여정 끝에 칠레를 방문한 이유는 그해 1월 24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제34차 세계조리사회연맹(WACS) 총회를 취재하기 위해서다. ‘요리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35차 대전대회를 2년여 앞둔 상황이어서 대회의 성격과 진행상황을 알아볼 셈이었다.

특히 칠레총회는 대전대회를 앞둔 마지막 대회여서 대전시로서는 주요한 가늠자다. 행사는 개막식, 총회, 차기 개최도시 프레젠테이션, 주니어셰프챌린지(청소년 조리경연대회), 기아투어 체험 등 요리 관련 토론과 부대행사 등으로 꾸며졌다. 행사장인 산티아고 시내 카사피에드라 컨벤션센터는 전 세계 90여 개국에서 온 조리사 8000여 명으로 북적거렸다. 조리사 복장이어서 온통 흰색 물결이었다.

개막식은 올림픽 입장식을 연상케 했다. 각국 대표단이 행진곡에 맞춰 국기를 앞세워 입장하면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차기 총회 개최국인 우리나라가 전 세계 요리사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WACS의 전통행사가 진행됐다. 한국에서 직접 간 조리사 9명이 나흘을 준비해 18가지 한식을 제공했다.

기수르 구드문드손 WACS 회장(아이슬란드)은 당시 본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인류의 건강한 먹을거리와 저개발국의 기아 해방을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라며 WACS를 정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시 여성 대통령으로 칠레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각국 조리사대표단을 대통령 궁으로 초청해 만찬을 베푼 점이다. 대통령궁으로 초청받을 정도의 조리사의 위상, 그리고 조리사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 색다른 경험이었다.
:¡: WACS?



세계조리사회연맹(WACS·World Association of Chefs Societies)의 이니셜로 국제 요리의 표준을 향상시키고 유지하기 위해 1928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된 비정치적 전문가 기구. 음식에 관한 공인기관이자 오피니언 리더로서 WACS는 조리와 관련한 모든 이슈에 대해 전 세계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있다. 각종 포럼 및 요리대회를 개최하고 2년마다 회원국을 순회하며 총회를 연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번째 개최국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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