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당가 “소문난 맛집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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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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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식당-지역 맛집-동네 빵집 속속 들어서
“주고객 여성들 입맛 잡아 매출 신장에 큰 도움”

23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 있는 ‘교토푸’ 매장(위)에서 여성 고객들이 디저트
메뉴를 고르고 있다. 한남동의 골목에서 시작한 디저트 카페인 ‘교토푸’는 올해 1월 신
세계백화점에 매장을 내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래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대전점
에 문을 연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 매장 모습. 각사 제공
23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식품관에 있는 ‘교토푸’ 매장(위)에서 여성 고객들이 디저트 메뉴를 고르고 있다. 한남동의 골목에서 시작한 디저트 카페인 ‘교토푸’는 올해 1월 신 세계백화점에 매장을 내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래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대전점 에 문을 연 대전의 유명 빵집 ‘성심당’ 매장 모습. 각사 제공
백화점들이 소문난 맛집 모시기에 나섰다. 별다른 특색이 없었던 백화점 식당가와 식품관에 최근 들어 유명 ‘브런치’(Breakfast+Lunch) 식당과 지역 맛집, 동네 빵집들이 속속 입점하고 있다.

올해 1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디저트 카페인 ‘교토푸’ 매장이 문을 열었다. ‘교토푸’는 한남동 ‘꼼데가르송길’ 맞은편 골목에 있는 카페. 백화점에 입점한 것은 ‘교토푸’ 2호점인 셈이다. 이 가게는 두부와 콩으로 만든 건강음료와 미니 버거를 팔고 있다. 음료 한 잔이 8000∼9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백화점에 입점한 후 월평균 매출 1500만 원을 올리고 있다. 강남점의 최부전 점장은 “한남동 뒷골목에 한 개밖에 없는 가게가 백화점에 생긴 걸 알고 찾아오는 고객이 하루 10명 정도”라며 “디저트를 좋아하고 교토푸를 잘 아는 20, 30대 여성이 70%”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새로 문을 연 의정부점 9층 식당가에 만화 ‘식객’에 나온 의정부 부대찌개집인 ‘오뎅식당’과 이촌동 및 압구정동에서 유명한 중식당 ‘발재반점’을 입점시켰다. 27일 경기점에는 삼성동에서 유명한 이탈리아 요리 전문점 ‘치폴라로쏘’가 ‘치폴라’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다.

현대백화점도 2008년 본점에 입점한 송파동 동네 김밥집 ‘나드리김밥’이 식품관 매출 1위를 거두자 지역 맛집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남동 ‘꼼데가르송길’에서 유명한 브런치 카페 ‘라보카’를 본점 5층에 입점시켰다.

롯데백화점에는 최근 몇 년 사이 한남동의 유명 일본식 주점인 ‘다이도코로’를 비롯해 스타 요리사 양지훈 씨가 운영하는 ‘비스트로 G’, 육포로 유명한 ‘비첸향’ 등이 줄줄이 생겼다. 이 백화점은 지역별로 유명한 빵집을 유치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광복점 울산점 평촌점에는 부산의 유명 빵집인 ‘옵스’가, 대전점에는 대전의 유명 빵집인 ‘성심당’이 문을 열었다.

백화점들이 맛집들의 ‘분점’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는 이유는 매출에 도움이 되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신세계 식품팀 한희정 바이어는 “예전 백화점 식당가가 비빔밥이나 냉면 등 단품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백화점 주력 고객인 30대 초반 여성의 입맛을 잡기 위해 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팔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기 식당이 백화점 내에 많으면 단골 고객을 끌어들이고 매장 내 체류 시간을 늘려 의류 화장품 등 타 매장 매출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고객 중 식품 구매 고객이 명품이나 화장품 구매로 이어진 경우가 92%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관 상품기획자(MD)들은 지역 곳곳의 소문난 맛집을 찾아다니며 식당 주인에게 입점하도록 설득하는 게 주된 업무 중의 하나가 됐다. 롯데백화점 식품MD팀 황우연 팀장은 “앞으로 개점하는 점포들은 식품관 절반을 맛집으로 채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백화점#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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