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중재와 현대카드의 소송 방침 철회로 잠잠해졌던 삼성카드의 ‘표절 논란’이 삼성카드의 반격으로 다시 불이 붙었다.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의 주장이 틀렸다는 내용의 반박문을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현대카드에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3일 밝혔다. ▶본보 2일자 B9면 [아하! 경제뉴스]카드상품도 법적으로…
지난해 11월 현대카드는 ‘제로카드’를 내놨다. 모든 결제금액의 0.7%를 무조건 할인해주고 최대 3개월까지 무이자할부가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전월 사용금액이나 할인한도에도 제한이 없다. 삼성카드도 지난달 중순 언제 어디서나 0.7%를 할인해주는 ‘삼성카드4’를 선보였다. 무이자할부도 3개월까지 가능해 ‘제로카드’와 비슷했다.
이에 현대카드는 지난달 26일 삼성카드에 내용증명을 보내 “판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의 ‘라움 카드’가 현대의 ‘더 블랙’을, 삼성의 ‘셀렉트 콘서트’가 현대의 슈퍼콘서트를 각각 모방했다고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삼성이 브랜드 이미지로 내세우고 있는 ‘숫자시리즈’와 프리미엄 카드 영업조직도 현대를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금감원이 중재에 나섰고 현대카드는 소송 방침을 거뒀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3일 현대카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맞받아치고 나섰다. 이미 2009년에 결제금액의 0.2%를 할인해주는 ‘아멕스 블루 카드’를 내놓았기 때문에 제로카드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숫자시리즈 역시 여러 업종에서 활용되는 일반적인 마케팅 방법인데 이를 모방이라고 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프리미엄 카드 영업조직도 2005년 이미 도입했고 콘서트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왔으며 ‘슈퍼콘서트’라는 명칭도 삼성이 1995년 먼저 사용했다고 반격했다.
양측의 ‘전쟁’은 전업카드사 1위를 다투는 상황과 맞물려 큰 관심을 끌고 있다. 2004년에도 후발주자였던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라는 라이벌이 있어 행복합니다’라는 문구의 광고를 내놓으면서 삼성카드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양측은 시장점유율이 엎치락뒤치락하기 시작한 2009년 이후에도 ‘인력 빼가기’ 논란 등으로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수수료 등 업계 현안을 감안해 대응을 자제했던 것”이라며 “현대카드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을 되풀이한다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카드가 보낸 내용증명에 대한 답은 줘야 하기 때문에 소송 철회 방침과 상관없이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미 다 끝난 일을 다시 들고 나온 이유를 모르겠다”며 “내용증명이 도착하면 검토한 뒤 대응 방법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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