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케시 “한국HP, 경쟁업체와 짜고 입찰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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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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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자 배임혐의 고소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인 웹케시의 석창규 사장은 “한국HP가 삼성SDS와 짜고 일부러 입찰에서 져줬다”며 한국HP를 검찰에 고소했다. 웹케시 제공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인 웹케시의 석창규 사장은 “한국HP가 삼성SDS와 짜고 일부러 입찰에서 져줬다”며 한국HP를 검찰에 고소했다. 웹케시 제공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인 ‘웹케시’가 함기호 대표 등 한국HP 관계자 6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정부 정보기술(IT) 입찰 사업에 주관 사업자로 함께 참여한 한국HP가 일부러 높은 가격을 써내 입찰에 실패하면서 웹케시에 수십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웹케시 측은 한국HP가 입찰 경쟁업체인 삼성SDS와 짜고 일종의 ‘승부조작’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HP와 삼성SDS는 웹케시의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웹케시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본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산업은행(KDB)이 248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KDB 홈페이지 및 인터넷 뱅킹 재구축 프로젝트’에서 한국HP가 부당 입찰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업에는 한국HP와 삼성SDS가 주관 사업자로 응찰했는데 삼성SDS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웹케시 석창규 대표는 “한국HP는 컨소시엄을 구성한 웹케시와 여러 번의 협의 과정을 거쳐 정부 예산(248억 원) 이하인 200억 원에 입찰하기로 구두 합의했지만 실제는 300억 원 이상의 가격을 써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정부 사업은 낙찰 가격이 예산 범위의 90∼95% 수준에서 결정되는데 한국HP가 비상식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 일부러 삼성SDS에 져줬다는 뜻이다.

석 대표는 또 “한국HP는 사업에 입찰할 때 자사 컨소시엄에선 산은이 요구한 것보다 낮은 사양의 서버 장비를 제안한 반면 삼성SDS를 통해서는 산은이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하는 장비를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한국HP는 이번 사업에 주관 사업자로 참여하는 동시에 경쟁사인 삼성SDS에도 자사의 장비를 공급한다. 경쟁사 보다 안 좋은 장비로 입찰에 응한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웹케시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HP 측은 “입찰 가격에 대한 문제는 기업 비밀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면서 “삼성SDS와 사전에 담합했다는 주장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삼성SDS 측도 “한국HP의 장비가 이번 사업에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사전에 담합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웹케시와 같은 중소기업은 수백억∼수천억 원 규모의 대형 IT 사업에 대기업과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번처럼 대기업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드물다. 석 대표는 “이런 대기업의 횡포에서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고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소프트웨어#웹케시#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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