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유모차 이래도 돼?” 국내서만 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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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8일 1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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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브랜드 유모차의 국내 판매가격이 다른 수입국에 비해 최대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독점 수입판매와 유통업체의 마진이 턱없이 높은데다 백화점을 통한 고가 마케팅 전략, 소비자들의 비합리적인 선호현상 등이 복합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시민모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수입 브랜드 유모차 16개 제품과 국내 브랜드 9개 제품의 국내외 판매가격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네덜란드, 이태리, 스페인 6개국이다.

그 결과 수입 브랜드 유모차의 국내외 판매가격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던 제품은 보령메디앙스가 독점 판매하는 이탈리아 잉글레시나의 트립(Trip)으로 현지에서는 17만6504원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42만5000원에 판매됐다.

스토케의 엑스플로리(Xplory)는 한국이 189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일본 182만7000원, 스페인 137만8000원, 미국 134만6000원, 이태리 121만원, 네덜란드 111만1000원 순이었다. 이태리보다는 약 68만원(1.56배) 비싸게 팔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고가로 유명한 캄(Cam)의 풀사르(Pulsar)도 국내 198만원으로 이태리 현지(97만9000원)보다 무려 100만원이나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동일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미국과 비교해서는 1.41~1.73배 비싸게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해 1월부터 해외브랜드 유모차의 관세가 없어졌지만 비합리적인 유통구조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가격의 유모차를 구입하고 있는 것.

국내 유모차 시장은 해외브랜드 유모차가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브랜드 별로 독점적인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수입된 후 제품별로 특정 공급업체에 의해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유통구조이다.

이러한 유통구조는 시장경쟁을 통해 가격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수입업체의 고가 마케팅 전략에 의해 가격이 책정되게 만든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동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비해 더 비싸게 구입해야 하는 기형적인 시장구조에 노출돼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이번에 파악된 유모차 시장의 가격정보를 바탕으로 해외브랜드 제품의 국내 판매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업체에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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