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국채교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그리스 재정위기’가 한 고비를 넘겼다. 10일(현지 시간)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의 국채 교환 참여율이 85.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총 1300억 유로(약 192조4000억 원) 규모의 2차 구제금융안 중 355억 유로를 우선 집행하기로 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2차 구제금융안에 280억 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그리스 재정위기의 급한 불이 일단 꺼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그리스 국채 교환은 ‘채권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피치는 그리스 신용등급을 디폴트 바로 위 등급인 ‘제한적 디폴트’로 강등해 그리스는 여전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당장 국제유가의 급등세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유럽연합(EU)과 이란이 핵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 밝혔지만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에서 좀처럼 내려오질 않고 있다. 시장은 특히 중국 무역수지 악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스 우려는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시장에 미리 반영된 반면 중국 무역적자는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적신호’이기 때문이다.
중국 해관(관세청)에 따르면 2월 중국 무역적자는 314억8000만 달러(약 35조2500억 원)였다. 월간 적자로는 1989년 이후 최대치다. 설 연휴 동안 생산 및 수출 차질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규모로 유럽 리스크로 인한 수출 둔화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이후 급증한 수입이 적자폭을 키웠다. 실제로 2월 수입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39.6%나 늘어난 1459억6000만 달러를 나타낸 반면 수출은 18.4% 증가한 1144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중국의 수출 감소는 한국 기업들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소비재가 아닌 부품들이어서 중국 수출 감소는 한국 무역수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제 눈길은 다시 중국 정부의 대응으로 쏠리고 있다. 결국 경기 부양을 위해 긴축완화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로 20개월래 최저치를 보이며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정한 4%를 크게 밑돌았다. 긴축완화 카드를 꺼낼 여지는 더 커진 셈이다.
곽현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무역수지 악화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감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추가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3월은 지난 2개월 동안의 급등 피로감으로 차익매물이 나오는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되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와 유럽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공급한 풍부한 유동성으로 조정기간은 생각보다 짧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월 소외됐던 낙폭 과대 종목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 이익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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