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34년만에 첫 유전 개방… 대상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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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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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개 미개발 유전 본계약… 본격 탐사 - 시추
발견원시부존량 5억7000만 배럴… 40%지분 확보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 3개 미개발 유전에 대한 본계약을 5일 체결하고 본격적인 탐사 및 시추작업에 나선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UAE 유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매장량 기준 세계 6위인 UAE는 1978년 일본에 유전을 개방한 이후 기존 4개국 외의 외국에 생산기회를 준 적이 없다.

특히 이번 본계약을 계기로 지난해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UAE 유전 성과 부풀리기 의혹이 일정 부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식경제부는 5일(현지 시간) UAE 아부다비 현지에서 홍석우 장관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와 3개 미개발 유전에 대한 본계약을 맺었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이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주요조건계약서(HOT)를 주고받은 이후 후속 절차가 이뤄진 것이다.

상업성과 원유 회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3개 유전의 발견원시부존량은 5억7000만 배럴로 이 중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가 40%의 지분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UAE 측이 가져가기로 했다. 지경부는 하루 최대 1만7000배럴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볼 때 원유 자주개발률이 0.5%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지분을 보유한 해외 유전 일일 생산량(46만5000배럴)의 3.7%를 차지하는 규모다.

정부는 지난해 정상회담 직후부터 제기된 UAE 유전 성과 부풀리기 의혹에 맞서 본계약 체결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보도자료에서 상업성을 고려한 가채 매장량(1억5000만∼3억4000만 배럴)을 명시한 것과 달리 올해는 발견원시부존량만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조치로 알려졌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날 이뤄진 미개발 유전 계약 건과는 별개로 2014년 외국 석유메이저 회사들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6개 생산유전에 대해 10억 배럴 이상 우선권을 확보했다는 내용의 지난해 양해각서(MOU)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UAE가 한국 기업들에 해당 유전에 대한 참여 기회를 준다는 의미일 뿐 지분 참여 우선권을 보장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MOU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지난해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지분 참여는 확정적”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이날 본계약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아부다비 ‘2030 미래전략’ 이행에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해 금융분야 협력을 위한 MOU 체결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부다비 왕이 소유한 국영은행 중 하나가 올 상반기 우리나라에 최초로 지점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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