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100km 떨어진 알카트라나. 돌무더기와 모래뿐인 황무지 가운데 우뚝 솟은 거대한 굴뚝이 보였다. 그 옆에 모습을 드러낸 발전소 벽에는 ‘KEPCO’(한국전력)라는 글씨가 선명했다.
한전은 조인국 부사장과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 쿠타이베 아부 쿠라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27일(현지 시간) 이곳에서 알카트라나 화력발전소 준공식을 가졌다.
설비용량 373MW로 이 나라 전체 발전량의 11%를 책임질 이 발전소는 요르단 정부가 발주한 민자발전(IPP) 사업. IPP는 민간 사업자가 발전소를 지은 뒤 직접 운영하면서 전력을 팔아 수익을 내는 구조로, 한전은 향후 25년간 2억2000만 달러(약 248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알카트라나 발전소는 한전이 2008년 중동지역에서 처음 수주한 화력발전소다. 2002년부터 중동지역 화력발전소 입찰에 나서 여섯 번 연속 떨어진 뒤 거머쥔 성과였다. 한전은 이를 토대로 요르단의 알마나카(설비용량 600MW), 사우디아라비아의 라비그(1024MW), 아랍에미리트(UAE) 슈웨이하트(1600MW) 등 중동의 화력발전소 계약을 잇달아 따냈다. 2009년에는 중동 첫 원자력 발전소인 UAE 원전도 수주했다.
한전이 이처럼 중동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 지역 국가들이 풍부한 오일머니로 전력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전에 따르면 2020년까지 요르단 전력수요는 국내의 두 배 이상인 연평균 7.4%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부사장은 “최근 원유값이 크게 오른 데다 이 지역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중동 전력시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원가에 못 미치는 전력요금으로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국내 현실 때문에 해외사업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김중겸 한전 사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현재 3%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한전 관계자는 “국내 민간업체들과 컨소시엄을 이뤄 해외 발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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