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박스카 ‘큐브’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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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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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엔 “없어서 못 판다” 인기 절정
기아 ‘레이’ 출시-가격인상 겹쳐 판매 부진

한국닛산 제공
한국닛산 제공
너무 빠르게 인기가 올라간 탓일까. 올라가는 속도만큼, 내려가는 속도도 빠르다. 한국닛산이 지난해 내놓은 박스카 ‘큐브’(사진)의 얘기다.

지난해 8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큐브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가장 ‘뜨거운’ 차였다. 정식 판매 전부터 연예인들이 타는 차로 인기를 끌었던 큐브는 사전 계약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설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큐브는 8월 416대를 시작으로 9월 439대, 10월 325대, 11월 735대가 팔렸다. 현장 영업사원들이 “계약 물량이 밀려 있어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인도까지 한 달 넘게 걸린다”고 말할 정도였다. 11월에는 쟁쟁한 수입차 모델들을 제치고 월간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닛산이 한국 진출 이후 월간 수입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었다.

큐브의 이 같은 선전(善戰)은 수입차 업계에서도 화제였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독특한 디자인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닛산은 큐브의 가격을 2000만 원대로 책정했다.

하지만 큐브의 판매량은 지난해 12월부터 급감했다. 12월에는 341대가 팔렸고, 지난달에는 196대까지 떨어졌다. 가격 인상과 경쟁 차종 출시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닛산은 환율 인상 등의 이유로 1월부터 종전 2190만 원, 2490만 원이었던 큐브의 2개 모델 가격을 각각 70만 원 올렸다.

또 판매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지난해 12월은 기아자동차가 박스카 ‘레이’를 내놓은 시점이다. 레이는 12월과 1월 모두 4000대 이상씩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배기량이 큐브는 1800cc, 레이는 1000cc로 차이가 있지만 고객들이 박스카를 선택하는 것은 디자인과 실용성 때문”이라며 “따라서 똑같은 박스카 스타일이지만 가격이 낮은 레이가 큐브의 판매에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의 가격은 1240만∼1625만 원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는 닛산의 딜러(dealer)사였던 반도건설과 한미반도체가 사업 구조조정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딜러권을 연이어 반납하기도 했다.

닛산의 판매량을 책임졌던 큐브가 부진에 빠짐에 따라 닛산은 올해 선보일 신차를 통해 어려움을 헤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올 뉴 인피니티 FX30d’를 최근 선보였고, 하반기에는 인기 모델인 ‘알티마’의 신형 모델 판매를 시작한다”며 “큐브의 ‘신차 효과’가 다소 약해졌지만 올해도 월 200∼300대는 꾸준히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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