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산은금융회장 ‘MB노믹스 실패론’ 반박

  • 동아일보

“밖에선 한국경제 성공을 말하지만 우린 실패 말해… 스스로 너무 비하”
“747공약 금융위기로 폐기”

이명박 정부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사진)이 ‘MB노믹스 실패론’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강 회장은 20일 한국경제학회 공동학술대회 전야제 축사에서 “바깥에선 한국 경제의 성공을 말하지만 우리는 실패를 말하고 있다”며 “스스로 너무 비하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정책조정실장으로 일하며 ‘MB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린 강 회장은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아 2년간 경제정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서면서 2010년 수출 7대 강국으로 올라섰고, 외환보유액도 3000억 달러(약 336조 원)를 넘었으며, 2009년 무역수지 흑자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질렀다”며 “집권 초기 경제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는 덮어둔 채 무책임한 비난만 쏟아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집권 초기 논란을 빚었던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서도 “2010년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환율 주권’에 대한 우리의 구상이 채택됐다”며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이어 반대에 부닥쳐 좌초되거나 수정된 4대강 사업과 감세(減稅) 정책 등을 옹호하면서 “(과거 정부정책 가운데) 비판이 압도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 부가가치세 도입은 결국 좋은 결과를 가지고 비판에 대해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감세정책의 본질은 ‘성장을 통한 증세(增稅) 정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감세 정책이 ‘부자 감세’라는 잘못된 꼬리표를 달았다”고 했다.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였던 ‘747 공약(7%대 경제성장률,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7대 경제강국 진입)’에 대해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폐기됐다”고 회고했다.

강 회장은 최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쏟아지고 있는 선심성 공약과 관련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은 쇠퇴 아니면 부담의 대물림으로 가는 길”이라며 지나친 복지 지출을 메우기 위한 증세나 국채 발행의 부작용을 경고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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