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매도주식 외국인이 쓸어담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1일 0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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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8거래일째 순매수로 지분율 높여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이 주식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안철수연구소 지분 상당량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이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9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으로 안철수연구소 주식 총 1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식 수로 14만주에 육박하는 강한 매수세였다.

전날 시가총액 1조94억원(종가 기준)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안철수연구소가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초 이후 외국인이 이처럼 뚜렷한 매수우위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철수연구소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 8일 0.93%에서 전날 2.19%로 높아졌다.

그러는 사이 매물부담을 우려한 개인 투자자들은 우리들제약 등 소위 '문재인 테마주'로 한꺼번에 옮겨갔고, 안철수연구소의 회전율은 전날 6.19%까지 안정됐다.

한 때 회전율이 70%를 넘을 정도로 개미들의 단타 투기대상이 됐던 데 비하면 분위기가 달라졌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16만원을 돌파했던 주가가 1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지자 외국인이 주식을 싸다고 느꼈을 수 있다. 하지만 정확히 왜 샀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달 3일 장중 16만7천200원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안 원장의 장내매도 계획이 시장에 반영된 8일부터 전날까지 주가는 23% 가량 추락했다.

수급 균형이 깨진 데다 거래량까지 줄어 낙폭이 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안 원장은 이달 13일부터 17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안철수연구소 주식 44만4517주(4.92%)를 장내 매도했다. 최대주주인 그의 지분율은 32.71%로 낮아졌다.

이는 안 원장이 '안철수재단(가칭)'에 출연할 주식 186만주 가운데 86만주를 매각 후 현금으로, 나머지 100만주를 현물로 각각 기부하겠다고 7일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전날 몇 주를 추가로 매도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예정대로라면 안 원장은 이달 안에 남은 41만여주를 모두 장내 매도할 전망이다.

외국인이 안철수연구소 매물을 일부 받아냈다고 해서 주가 반등을 예상하고 뒤따라 매수에 가세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강록희 연구원은 "고점에서 얼마나 떨어졌는지보다 기업 펀더멘털 대비 주가 수준이 중요하다.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 2226원을 대입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45배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고 분석했다.

PER가 높다는 것은 주식이 고평가 돼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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