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하늘길 저가 항공사 뜨거운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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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바람타고 일본 여행객 급증에 신규노선 잇달아 취항…
출혈경쟁으로 수익악화 우려도

‘한류(韓流) 열풍’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경쟁적으로 한일 신규 노선 취항에 나서고 있다.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310만6946명으로 2010년보다 8.9% 증가했다.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주춤했던 일본인들의 한국 여행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였다. 대지진 여파로 일본 내 관광이 활발하지 않은 데다 엔화 가치가 높아져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의 체감 물가가 낮아진 점도 한몫했다.

국내 LCC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지난해 일시적으로 한일 일부 노선의 운행을 중단한 틈을 타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다. 또 올해부터는 일본, 중국 등 해외 LCC도 한일 노선을 잇달아 투입할 예정이어서 항공사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일본항공(ANA)이 출자한 LCC인 ‘피치항공’이 5월부터 일본 LCC 중 처음으로 인천∼오사카 취항에 나선다. 180석 규모의 A320 기종을 매일 운항하며 점차 운항 편수를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10월에는 ANA와 에어아시아가 각각 67%, 33%의 지분을 갖는 ‘에어아시아저팬’이 인천·김해공항과 나리타공항을 연결하는 노선을 개설한다. 일본항공(JAL)과 호주 콴타스그룹, 미쓰비시상사가 함께 지난해 8월 설립한 ‘제트스타저팬’도 하반기 한국 취항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부터 노선 늘리기를 거듭해 온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LCC 5개사는 모두 한일 노선을 운영 중이다.

현재 한일 5개 노선을 운영하는 제주항공은 3월 인천공항과 나고야·후쿠오카를 잇는 2개 노선을 신규 취항하며 한일 3개 노선을 운영 중인 에어부산, 2개 노선이 있는 이스타항공, 지난해 7월 삿포로에 취항한 진에어도 올해 중 일본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외 항공사들의 한일 노선 경쟁이 치열해지며 일부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LCC가 대형 항공사보다 20∼30% 싼 운임으로 한일 노선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박리다매’가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탑승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고 엔고와 한류 열풍도 영구적인 현상이라 볼 수 없어 공급(노선 수)이 수요(탑승객 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해외 LCC의 진출이 맞물리며 올해부터 본격적인 ‘저가(低價) 경쟁’이 예상되고, 유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어 수익성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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