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회장 “물러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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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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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추천위에 사의 전달”
일부 만류… 연임 배제못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이 하나금융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들에게 더는 연임을 하지 않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올해 3월까지다.

김 회장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 거취는 회추위에서 논의할 문제”라며 “나는 이미 사임의사를 회추위에 얘기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회추위가 2월 중순까지는 (내 거취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의 회추위는 김 회장을 포함한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 위원 5명에 사외이사 2명을 합쳐 모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 회장은 사임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회장직을) 너무 오래했다”며 “기대했던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하나금융이 4대 금융지주의 하나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내 소임은 거기까지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997∼2005년 은행장 재직 시절을 포함하면 15년 동안이나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의 수장(首長) 자리를 지켜왔다. 1971년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의 창립 멤버로 참여한 이래 40여 년 동안 조그만 단자회사를 거대 금융그룹으로 키워냈다. 이달 11일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상태에서 김 회장까지 사임하면 하나금융의 산증인 2명이 함께 물러나 ‘인적 개편’의 중요한 전기(轉機)를 맞게 된다.

금융권 인사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2010년 11월 하나금융이 론스타와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을 체결한 이후 금융당국의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주변에 “나도 지친다”며 간접적으로 용퇴 의사를 내비쳐왔다. 그러던 중 하나금융의 오래된 숙원이던 외환은행 인수가 마침내 현실화되면서 마음속으로 사퇴 의사를 한결 더 굳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부 하나금융 회추위 위원들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및 합병 과정에서 김 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그의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회추위의 설득이 통한다면 김 회장이 다시 연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43년생인 김 회장은 등기이사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있는 하나금융의 내부 규준에 따르면 2013년 말까지 연임이 가능하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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