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은행장 “하나-외환銀, 완벽한 파트너가 만난거죠”

  • 동아일보

■ 김정태 하나은행장 인터뷰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6일 “고객이 없으면 은행도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만들어 ‘영원한 우산을 주는 은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6일 “고객이 없으면 은행도 살아남을 수 없으므로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만들어 ‘영원한 우산을 주는 은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두 은행의 강점, 수장의 스타일, 직원 및 점포 구성이 모두 판이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서로의 완벽한 합병 상대입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완료된다면 두 은행 모두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고객 이탈, 합병 후 조직 내 갈등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하나은행장은 6일 동아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프라이빗뱅킹(PB)에 강점을 지닌 하나은행과 외환업무 및 기업금융에 강점을 갖춘 외환은행의 특성은 물론이고 오랜 시간 영업현장에서 뛰어 야전사령관 이미지가 강한 나와 미국 미네소타대 행정학 석사 출신으로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관료였던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장으로 내정된 윤 부회장과 종종 부부동반 모임을 가졌고 윤 부회장이 기업은행장으로 일하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며 하루 세 끼를 같이 먹은 적도 많다고 했다.

김 행장은 인수합병(M&A) 때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에 ‘점령군’처럼 굴 것이라는 우려가 많지만 기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은행의 조직문화가 ‘점령군’ 운운하는 곳이었다면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을 거친 내가 어떻게 하나은행장으로 뽑혔겠느냐”며 “합병이 처음도 아니고 충청, 보람, 서울은행과 합병하며 체득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으로 옮겼다. 또 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국내 점포 중 겹치는 곳이 30여 개밖에 없는 데다 젊은 직원들이 많은 하나은행의 인력구조와 중장년층이 많은 편인 외환은행의 인력구조 또한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고배당 고임금 등 금융권 ‘탐욕’이 다시 화두로 떠오른 것과 관련해 김 행장은 “하나은행은 ‘비 올 때 우산을 안 뺏는 은행’이 아니라 ‘1회용이 아닌 영원한 우산을 주는 은행’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소기업 최고 대출금리를 19%에서 17%로 낮췄고 중소기업중앙회와 협약을 맺어 자영업자가 부도 및 폐업을 맞았을 때 은퇴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적공제상품인 ‘노란우산공제’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양적 성장보다 위험관리에 주력하기 위해 올해 자산 성장률 목표치는 지난해 7%보다 낮은 5% 정도로, 연간 순이익 목표치도 2011년보다 조금 늘어난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환갑인 김 행장은 동갑인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용띠 최고경영자(CEO)로 불린다. 그는 “이제 희수(77세) 정도 돼야 예전 환갑과 같은 나이 아니냐”며 “‘환갑 CEO’라고 불리는 순간 젊은 직원들이 거리감을 느낄 것 같아 다양한 소통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일 시무식에서 ‘개그콘서트’의 인기코너인 ‘감사합니다’ 동작을 따라 하면서 직원들에게 새해인사를 보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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