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세탁기-김치냉장고서 매트리스-안마기까지… 뭐든지 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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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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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KT렌탈과 함께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TV와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모델들이 5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동점에서 이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마트가 KT렌탈과 함께 국내 대형마트 최초로 TV와 세탁기 등 대형 가전제품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모델들이 5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동점에서 이 서비스를 홍보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직장인 이철욱 씨(27)는 정수기와 비데 등을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마음에 드는 신제품을 매장에서 발견하더라도 적은 수입 때문에 ‘그림의 떡’이었지만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니, 목돈을 쓰지 않고도 원하는 제품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최근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렌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렌털 서비스가 기존 구매시장을 통째로 뒤흔드는 사례도 나타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이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마트는 렌털 서비스 업체인 KT렌탈과 손잡고 TV와 세탁기, 냉장고 등 값이 비싼 생활가전 제품을 빌려주는 ‘이마트 가전 렌탈 서비스’를 6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가전매장이 있는 127개 점포와 트레이더스 4개 매장에서 이 서비스를 선보인다. 3년 이상 기간을 정한 뒤 매달 제품 값을 나눠 내면서 물건을 사용하는 구조다. 나중에 소유권을 가질 수 있으며, 1년 이상 사용한 뒤 더 사용을 원치 않으면 위약금을 내고 반납할 수도 있다.

이마트가 렌털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1인 가구나 2인 가구가 늘어 평균적인 가구 소득이 낮아지면서 고가의 가전제품을 따로 마련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1인 가구는 약 353만14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0%를 넘어섰다. 2인 가구(23%)까지 합치면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렌털 시장이 국내에서 처음 활성화된 시점은 경기가 극도로 침체돼 있던 1998년 외환위기 때다. 웅진코웨이는 당시 고가였던 정수기 판매 시장을 렌털 서비스를 통해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2008년 11만 명이던 렌털 이용자가 지난해 530만 명으로 늘었고, 매출도 1997년 330억 원에서 2010년 1조5191억 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웅진코웨이는 비데와 음식물 처리기, 공기청정기 등까지 렌털 서비스의 영역을 넓혔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침대 매트리스 렌털 서비스도 시작했다. 매트리스는 예약 접수 첫날 1800개가 나간 뒤 2주일 만에 4000개가 나가 준비했던 초기 물량이 전부 동났다. 출시 두 달 만에 누적판매량 1만 개를 돌파해 매트리스 시장을 이끌어 온 에이스침대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렀다.

최근에는 홈쇼핑 업체 등에서도 안마기와 컴퓨터 등을 렌털 상품으로 선보이는 등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면 목돈이 필요 없어 좋기는 하지만, 총비용을 따져 봤을 때는 구입했을 때보다 손해인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초기 비용은 렌털이 적게 들지만, 최종 부담은 오히려 많고 중간에 반납하면 비싼 위약금도 내야 한다”며 “사용 목적과 예상 사용기간, 약관 등을 꼼꼼히 따진 뒤 합리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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