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됩시다]‘암중모색’의 해… 주식형 펀드 선방할 듯

  • Array
  • 입력 2012년 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15개 증권사 PB 150명 ‘증시전망’ 설문조사

악재의 홍수로 고전했던 2011년 증시가 가고 흑룡의 해인 2012년 증시가 힘차게 출발했다. 승천하는 흑룡처럼 올해 국내 증시도 지난해의 묵은 악재들을 털어내고 용솟음칠 수 있을까.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감이 여느 때보다 크게 엇갈리는 올해 주식시장을 전망하기 위해 동아일보 증권팀은 교보 대우 동부 대신 미래에셋 삼성 신한 SK 우리 KB KTB 하나대투 한국 현대 한화증권 등 15개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들은 새해 증시는 ‘암중모색’의 해로, 유망 투자자산으로는 주식형 펀드와 삼성전자를 꼽았다.

○ 새해 증시도 첩첩산중

올 한 해 ‘흑룡 증시’가 화려하게 비상할 것이라는 기대는 잠시 접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올해 증시에서는 무엇보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 설문에 참여한 PB들은 올해 증시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암중모색(暗中摸索·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임사이구(臨事而懼·어떤 일도 만만히 보지 마라)’ 등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PB들은 올해 가장 유의해야 할 위험요인으로 지난해부터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던 ‘유럽 재정위기’(37.0%),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17.6%)를 가장 많이 꼽았다. 사실상 지난해 증시 고전의 주범들이 올해도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형국인 셈이다. 여기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의 권력계승 문제에 따른 ‘북한 리스크’(13.0%), ‘대선 등 국내 정치 리스크’(7.3%)도 거론됐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11개 국가의 대선, 총선이 한 해에 몰린 것은 전례가 없다”며 “증시를 옥죄고 있는 각국의 대선이나 총선 등 정치적인 변수들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쩌면 지난해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질 소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외 악재가 산재해 있지만 올해 증시는 지난해와는 달리 역경을 극복하고 강세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일양내복(一陽來復·동지를 고비로 음기가 사라지고 양기가 다시 온다)’ ‘영과후진(盈科後進·유럽 재정위기란 웅덩이를 채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극세척도(克世拓道·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로 나간다)’를 증시 전망으로 꼽은 PB도 적지 않았다. 김동준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는 “유로존 리스크 해결 과정과 경기 하강이 맞물리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는 코스피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며 강세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주식형 펀드’ ‘삼성전자’ 유망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변동성이 높은 증시에 선뜻 발을 들여놓기 두려운 투자자가 많지만 PB들은 새해 증시의 유망 상품으로 단연 ‘국내주식형 펀드’(26.0%)를 추천했다. 주식형 펀드가 1위로 꼽힌 이유는 무엇보다 다른 대체 투자상품들의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채권형 펀드는 수익률이 낮고, 주식 직접투자는 불확실한 증시 여건을 고려할 때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며 “분산투자든 방어투자든 그나마 주식형 펀드가 선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뒤 올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헤지 펀드’(21.7%)도 상당한 추천을 받았다. 시장 흐름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라는 특성이 작용했다. 증시가 불안한 만큼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이나 달러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12.4%)도 높게 나왔다. 해외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은 3.4%에 불과했다.

종목 선정에 실패하면 낭패를 볼 위험이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이 여전히 뛰어난 만큼 주식 직접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을 것이란 의견도 15.5%에 이르렀다. PB들은 ‘올해 딱 두 종목만 사야 한다면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라는 질문에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 외에도 PB들은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 주로 업계 대표주나 대형 우량주를 추천했다. 이 센터장은 “새해 증시에 대한 전반적 불안감 속에서도 대형 우량주는 그나마 버텨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