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에 北 변수까지… “올 크리스마스는 홈파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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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용품 -음식 재료 매출 ‘쑥’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워킹맘 송모 씨(36)는 예년처럼 크리스마스 때 호텔 뷔페를 찾는 대신 올해는 집에서 가족끼리 조촐한 파티를 열기로 했다. 대형마트에서 산 구이용 한우와 과일, 케이크로 파티 음식을 차리고 아이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며 오붓하게 보내기로 했다. 송 씨는 “회사에서 나온 성과급이 예년 같지 않고 나라 안팎의 분위기도 어수선해 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기 한파에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급작스러운 사망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가족끼리 즐기는 ‘홈파티족(族)’이 늘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크리스마스는 주말이라 인파가 몰릴 놀이공원이나 백화점을 찾는 대신 적은 비용으로 집에서 파티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다.

이마트에 따르면 김정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파티용 식기, 보드게임, 인테리어 소품 등 파티 관련 용품 매출이 전주(12∼18일)보다 116.7% 늘었다. 외식 대신 집에서 음식을 해먹으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한우, 구이용 새우, 와인 매출도 50% 넘게 증가했다. 주 초반에 대형마트를 찾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에서도 집에서 가족끼리 즐기는 게임용품 매출이 25%가량 늘었다. 김하나 인터파크 매니저는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날부터 홈파티용품과 관련된 검색 건수가 12월 평균보다 두세 배 증가했다”며 “경기 영향에 날씨까지 추워지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집에서 보내려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명 요리사가 만든 호텔 음식을 테이크아웃 형태로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노보텔앰배서더강남은 10인분의 뷔페 음식에 포크 나이프 접시 등 일회용 간편 식기까지 갖춰 파는 ‘라쁘띠파티’ 메뉴를 내놓았다. 음식 구성에 따라 16만∼22만 원으로 1인당 2만 원 정도에 호텔 뷔페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호텔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가족모임을 갖거나 사무실에서 조촐하게 송년회를 열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라며 “김정일 사망 이후 송년회를 취소하는 회사도 많았다”고 전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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