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신문속 車가 질주?” 국내 첫 증강현실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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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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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대보세요”… 기아차, 본보 오늘자 A7면에 게재

기아자동차 ‘레이’ 신문 광고(왼쪽)를 스마트폰으로 보면 화면 속 신문 지면을 뚫고 도로가 생기면서 레이 차가 튀어나온다(오른쪽).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이미지 인식 기반의 증강현실 광고다. 이노션 제공
기아자동차 ‘레이’ 신문 광고(왼쪽)를 스마트폰으로 보면 화면 속 신문 지면을 뚫고 도로가 생기면서 레이 차가 튀어나온다(오른쪽).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이미지 인식 기반의 증강현실 광고다. 이노션 제공
눈으로 보는 현실 화면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워 보여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활용한 광고가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기아자동차는 13일자 동아일보 지면에 실린 신차 ‘레이’ 광고에 증강현실 기술을 도입했다.

증강현실은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보이는 현실 이미지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으로 광고에 나오는 QR코드를 찍으면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위치기반시스템(LBS)을 활용해 가까운 주유소나 음식점을 찾는 서비스는 이미 보급됐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이미지를 인식한 뒤 여기에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광고를 구현한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증강현실 광고를 보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스마트폰의 ‘QR코드 리더’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으로 본보 13일자 A7면에 게재된 기아차 ‘레이’ 광고 하단의 QR코드를 읽어 들인다. 그러면 증강현실 앱을 설치할 수 있는 페이지로 이동한다. 이후 그 앱을 설치하면 된다.

이 앱을 실행한 뒤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신문을 보면 화면에 보이는 신문에서 갑자기 도로가 나타나면서 레이가 신문을 뚫고 나오는 듯 앞쪽으로 질주한다.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터치해 자동차를 돌리면 원하는 각도대로 차체가 돌아가고 컬러도 바꿀 수 있다. 전조등이나 휠 등을 누르면 자세한 설명도 나온다. 아직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서만 볼 수 있다.

이번 광고를 제작한 이노션 김범진 모바일비즈니스 팀장은 “이번에 도입한 이미지 인식 증강현실 기법은 거리나 각도와 상관없이 이미지를 인식해 가상화면과 결합시키기 때문에 수준이 높은 첨단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노션은 당초 해외 기업에서 관련 기술을 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지를 인식해 증강현실을 실현시켜 주는 ‘AR엔진’ 프로그램을 수개월 빌려 쓰는 데만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차라리 직접 만들자’고 생각한 이노션은 국내의 애플리케이션 제작회사인 ‘라인홀릭’에 기술개발 자금을 지원해 AR엔진을 개발하게 했다. 광고주에게 증강현실 광고를 제안해 더 많은 광고가 제작되면 중소기업인 라인홀릭의 매출도 늘게 된다. 광고를 통해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도 실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노션은 여러 광고주에게 증강현실 광고를 제안했지만 처음 관심을 보인 곳이 기아차였다. 마침 기아차는 제품뿐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다양하고 혁신적인 실험을 시도하고 있었다. 레이의 TV 광고도 기존 자동차 광고의 진지한 분위기와는 달리 독특한 배경과 색감에 즐거움과 행복을 전달하는 요들송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광고를 뛰어넘을 뭔가를 찾고 있던 기아차에 증강현실 광고는 딱 맞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였다.

기아차 국내커뮤니케이션팀 황정일 과장은 “혁신적인 제품에 맞게 소비자와 새로운 방법으로 소통하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증강현실 광고를 지하철 9호선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증강현실이 광고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올 9월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는 3000개 제품을 큰 폭으로 세일하는 ‘빅 프라이스 드롭(Big Price Drop)’ 캠페인을 펼치면서 이미지 인식 증강현실 광고를 선보였다. 신문광고를 스마트폰으로 스캐닝해서 보면 신문을 배경으로 3차원(3D) 이미지가 등장하는데 이를 클릭하면 가까운 매장 정보를 보고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


화면에서 보이는 현실 이미지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현실과 가상 이미지가 한곳에서 보인다는 뜻에서 ‘혼합현실(Mixed Reality)’이라고도 한다.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됐으며 원격 의료진단, 방송, 건축설계, 제조공정 관리 등에 활용돼 왔으며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교육과 게임 분야에도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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