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내년 성장률 ‘4.6%→3.7%’로 낮춰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글로벌위기 영향… 더 낮을수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 전망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경제가 내년에 3.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7월에 내놨던 종전 전망치(4.6%)보다 0.9%포인트나 낮췄다. 한은은 “보수적인 전망이 아니다”라며 “성장률이 더 낮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만큼 경기 상황을 어렵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9일 발표한 ‘2012년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3.8%와 3.7%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전망이 맞는다면 내년 성장률은 2000년대 들어 카드사태가 터졌던 2003년(2.8%)과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2.3%), 2009년(0.3%)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한은은 7월만 해도 우리나라 성장률이 4%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유로존 위기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5개월 만에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한은의 전망치는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보다도 낮은 것이다. KDI는 내년 성장률을 3.8%로 전망했으며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의 전망치는 각각 3.6%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3.7%는 현재 가장 가능성이 큰 전망치이며 이보다 위로 가기보다는 하향 조정될 여지가 더 많다”며 “보수적으로 봤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처럼 한국 경제를 어둡게 보는 것은 내년 세계 경제의 부진으로 수출증가세가 대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국장은 “올해 4분기 수출이 물량 기준으로 소폭이지만 마이너스를 보일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272억 달러)의 절반 수준인 130억 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4.5%에서 내년 4.2%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민간소비는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주 5일제 수업 전면 시행, 물가상승률 하락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올해 2.5%에서 3.2%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4.0%에서 내년에는 3.3%(기존 전망치 3.4%)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 취업자는 28만 명 증가해 올해 40만 명보다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의 7월 전망치는 현실에 비춰 지나치게 높았다”며 “3.7% 전망치는 올해 하반기 수준의 경기 흐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