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측은 이번 등급 강등에 대해 “9일부터 금융산업에 대한 평가기준을 새롭게 수정한 데 따른 등급 재조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이번 등급 조정을 미국 금융권의 펀더멘털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흔들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로 유럽 국가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상당한 미국 금융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신용등급이 강등된 은행들은 이번 조치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됐다. 이달 초 BoA는 신용등급이 한 단계 강등되면 51억 달러(약 5조8000억 원), 두 단계 강등되면 66억 달러(약 7조5000억 원)의 추가담보 설정비용 등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일부가 아니라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것은 상당 부분 유럽 신용경색을 반영한 결과”라며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이 미국 금융기관까지 갔으니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재정위기로 미국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에까지 ‘적신호’가 켜지면서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 이탈이 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매도를 주도해온 유럽계 자금에 미국계 자금까지 가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11월 들어 29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3조54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3394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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