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적자 감축협상 실패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 제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1일 11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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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특별위원회(슈퍼위원회)가 시한 내에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내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이번에 위원회가 감축안을 내놓지 못하면 미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돼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충격에 빠질 수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오전 10시47분 현재 전날보다 23.34포인트(1.27%) 내린 1816.07에 거래되고 있다.

슈퍼위원회는 미 정치권이 정부부채 상한선 증액에 합의하면서 향후 10년간 1조2000억달러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월 출범시킨 초당적 의회 기구다.

슈퍼위원회의 활동 시한은 현지시각으로 오는 23일 자정까지이나 합의 시한은 사실상 이날 자정이어서 우리 시간으로 빠르면 22일 오후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CNN방송은 "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 협상 실패에 대한 발표를 어떻게 할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협상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슈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실패하면 1조2000억달러의 지출을 오는 2013년부터 국방비와 비국방비에서 절반씩 자동 삭감해야 한다.

미국 경제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번에 미국이 신뢰할만한 장기적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내놓지 못하면 미국의 신용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BoA메릴린치는 슈퍼위원회가 합의에 불발하면 연말께 무디스나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다시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지난달에 경고했다.

미국은 재정위기에 빠진 남유럽과 비교해도 재정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 때문에 슈퍼위원회의 협상 실패는 미국으로의 위기 전이 우려를 키워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외부의 자금 조달이 필요한 규모를 나타내는 재정 필요자금이 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30%에 달해 남유럽 국가보다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리스와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재정 필요자금은 22~38%,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21~24% 수준이다.

이 증권사 소재용 매크로전략팀장은 "선진국 재정위기가 남유럽에 이어 프랑스와 독일, 영국으로 확산하거나 중장기 재정긴축에 대한 미국의 정치적 분쟁이 심화되면 미국의 재정 부실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경기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기대 심리 또한 커지고 있으나 미국발 충격 가능성도 열려 있어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부국증권 엄태웅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정권 교체와 스페인 총선 등 유럽 주요국의 정치 일정이 마무리 국면에 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안이 실패할 수 있는데다 재정위기가 북유럽 국가로 확산하는 움직임이어서 국내 주가가 상승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슈퍼위원회의 합의 불발이 어느 정도 예고가 됐다는 점에서 실제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주식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슈퍼위원회가 재정적자 감축안을 내놓지 못해도 이미 마련돼 있는 1조2000억달러의 감축안이 2003년 1월부터 자동으로 시행된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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