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경제 온통 잿빛 전망… “美 더블딥 가능성 50% 이상”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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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인도-獨도 경기위축 우려”… “10개국 대선 겹쳐 공조 힘들 듯”

미국이 내년 상반기에 경기가 다시 침체에 접어드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절반을 넘는다는 내용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 최강국 독일 경제는 물론이고 중국과 인도 경기마저 위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주요 20개국(G20)과 유로존 내 주요 10개국의 대선이 예정된 가운데 더블딥이 2012년에 각국의 정치판을 뒤흔들 메가톤급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12개 연방준비은행 중 한 곳인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내년 미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산하 연방준비은행들은 그동안 경기회복 속도가 느리다는 정도의 반응을 보여 왔다. 더블딥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 준비은행은 “미국 내부적 요인만 보면 내년에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30%지만 유로존 위기 여파로 올해 말 45%까지 오른 뒤 내년 상반기에는 50%를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9월 월스트리트저널이 민간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33%)와 로이터가 4일 실시한 여론조사(35.5%)보다 더블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이 은행은 “2013년에는 침체 국면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도 내년 하반기에 대처를 잘한다는 전제 조건하에서”라고 밝혔다.

OECD도 이날 회원국의 월간 경기선행지수(CLI)를 공개하면서 주요국 경제가 더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유로존의 맏형 격인 독일의 경기위축이 두드러져 현 상황이 지속되면 4분기(10∼12월) 성장이 ―1.4%로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수년간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해온 중국과 인도도 경기 위축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내년에 G20 국가에선 3월 러시아를 시작으로 멕시코 인도(7월) 미국(11월) 한국 터키(12월) 등에서 대선이 치러진다. 유로존 내에서는 핀란드(1월) 스페인(3월) 프랑스(4월) 슬로베니아(10월) 등의 대선이 예정돼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더블딥 해법을 둘러싼 공방으로 각국의 정치 경제 상황이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각국이 자국의 경제 살리기에 바빠 유로존 위기 해결처럼 국제 공조가 필요한 사안에서 ‘글로벌 경제 리더십’이 실종될 경우 세계경제의 회복은 고사하고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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