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저축은행 인수경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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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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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대출 시너지효과 기대… 키움-현대, ‘대영’ 인수 격돌

키움증권이 대영·에이스저축은행 패키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키로 했다고 20일 공시하고 현대증권 역시 대영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려는 증권사들의 행보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초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를 시작으로 이어진 저축은행 사태 때 이들을 인수하러 나섰던 증권사들이 프라임 토마토저축은행 등의 퇴출 저축은행 명단이 추가되자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대형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하려는 증권사로서는 저축은행 인수로 덩치를 키우고 신용융자 등에 한정돼 있는 업무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이점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부실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에도 대신, 키움증권을 비롯한 여러 증권사가 적극적인 인수 의향을 보이면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중 대신증권은 부산2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지만 키움과 한국투자증권은 고배를 마셨다. 1차전에서 인수에 성공하지 못한 이 증권사들은 절치부심하며 곧 새로 사들일 수 있는 저축은행들을 분석하는 데 분주하다. 예금보험공사는 20일 대영 에이스 제일저축은행, 21일에는 토마토 프라임 파랑새저축은행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우리투자 KB투자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저축은행 인수에 증권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부실해진 저축은행 인수가 수익성 다변화에 목마른 증권사들의 필요성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여러 면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예금 적금 등 수신기반이 없는 증권사로서는 저축은행을 통해 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매력적인 요소다. 또 지점영업 강화, 증권과 대출 연계영업 등이 가능해지고 우수고객 확보 등도 쉬워진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합병에 그동안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 왔던 금융당국도 우호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어 증권사들로서는 지금이 저축은행 인수에 적기란 생각을 하고 있다”라며 “증권사에 따라 신용공여 확대, IB로의 성장을 위한 자본 활용 등 여러 면에서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지난달 부실 저축은행으로 지정돼 영업이 중지된 제일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3개 금융지주사가 제일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의향서를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했다. 예보 관계자는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4대 금융지주사 중 세 곳이 제일저축은행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들은 제일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서민금융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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