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재테크 눈뜬 대학생 잡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7일 03시 00분


■ 홍보대사-서포터 선발 봇물

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 4학년 김모 씨(22)는 1년 전부터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어엿한 투자자다. 나름대로 기업의 실적을 평가하고 향후 글로벌 경기를 예측하며 투자를 한다는 김 씨의 재테크에 대한 열정은 일반인 못지않다.

김 씨는 “전공 때문에 자연스레 돈을 굴리고 불리는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았다”며 “혼자 주식투자 책을 보며 과외비 등을 밑천으로 경험삼아 투자를 해왔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숨은 대학생 주식 고수가 많다”고 말했다.

대학생 때부터 예·적금과 주식투자 등 재테크에 관심을 가져 누구보다 자산관리에 이해가 높은 ‘영 스마트족(族)’인 20대를 고객으로 붙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영업 전쟁이 갈수록 불붙고 있다. 삼성증권은 20대를 위한 자산관리 체험 프로그램 ‘삼성 POP 영리치클럽(Young Rich Club)’을 7일 열었다. 별도 비용을 내지 않아도 이동통신 요금할인이 가능한 전용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체크카드를 발급해주고 이체·출금수수료도 전액 면제되는 등 혜택이 쏠쏠하다. 취업 특강, 멘토 특강 등 대학생들이 목말라 하는 항목을 제공하는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을 알리기 위한 대학생 홍보대사나 서포터 선발도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이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이 앞다퉈 대학생 홍보대사나 서포터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학생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증권사들이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홍보전에 열을 올리는 것은 미래의 고객을 한 발 앞서 선점하고자 하는 의욕 때문이다.

한 번 주거래 증권사를 만들면 다른 증권사로 잘 옮기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를 막 시작하는 대학생을 고객 확보의 타깃으로 정한 것이다. 조용석 삼성증권 과장은 “그동안은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마케팅이 진행돼 왔다면 이제는 삼성증권에서 자산관리를 시작할 수 있게끔 20대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마련한 것”이라며 “무료로 여러 상품을 체험해 자연스레 접근할 수 있게끔 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함에 따라 이미지도 개선하고 대학생들의 참신한 금융 관련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어 나쁠 게 없다는 평가다.

선배 세대와 달리 재테크에 일찍 눈을 뜬 대학생들의 호응도 뜨겁다. 경제스터디 모임, 주식투자 동아리 등으로 저학년 때부터 경제 및 자산관리 지식을 쌓는 이들에게 증권사의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은 반가울 따름이다. 서강대 주식투자동아리 SRS에서 활동했던 조정호 씨(24)는 “보통 신입회원 선발 경쟁률이 3 대 1을 웃돌고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노하우를 나누거나 타 대학 동아리와도 활발히 교류한다”며 “증권가의 체험프로그램에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대의 주식거래는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전체 주주 중 20∼24세의 비중이 2009년 0.9%에서 2010년 1.3%로 늘었고 25∼29세의 비중도 3.6%에서 4.5%로 뛰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각해진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도 증권사가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의 인기를 더하는 또 다른 배경이다.

입사지원 때 서류전형에서 우대하고 우수 활동자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해 구직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거나 사회 경험을 미리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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