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카드사들 수수료 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금융당국-여론 압박 못이겨… 중소가맹점 1%대 후반으로정치권도 인하 법제화 나서

신용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내리라’는 금융당국과 중소상인들의 압박에 못 이겨 중소가맹점에 적용하는 요율을 1%대 후반으로 내리기로 했다. 정치권까지 나서 수수료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법제화하기로 해, 카드사들이 어느 선까지 더 밀릴지 주목된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 신한 롯데 등 대형 카드사들은 연매출 1억2000만 원 미만인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현행 2.0∼2.15%에서 1%대 후반으로 낮추기로 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다음 주에 구체적인 인하 폭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카드사가 한꺼번에 같은 비율로 요율을 내리면 담합행위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형 카드사부터 내린 뒤 중소형 카드사가 내리는 식으로 요율을 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동네슈퍼, 미장원, 소규모 식당 등 영세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매출액 1억2000만 원 이상인 가맹점 수수료율과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온 수수료율을 전반적으로 내리는 문제는 아직 검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중소가맹점의 범위가 내년 1월부터 연매출 1억5000만 원 미만인 사업자로 확대돼, 중소가맹점에 새로 편입되는 사업자들은 요율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업계가 지난해 4월 전통시장에서 영업하는 중소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대형마트 수준으로 내린 적이 있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폭이 이 정도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연 총매출 기준 2억 원으로 확대하고, 이들 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2%를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제안했다. 민주당도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1%대로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승용 민주당 정책위의장 직무대행은 브리핑을 통해 “전통시장 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1.6∼1.8%)와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2.0∼2.15%)를 ‘영세가맹점’으로 단일화해 수수료를 1.6∼1.8%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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