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값 3배에… 中고추 수입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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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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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농가 고추재배 면적 늘려 공세

《 중국산 고추가 봇물 터지듯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올여름 계속된 폭우에 고추 전염병이 돌면서 국산 고추 값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폭등한 탓이다. 중국의 고추 농가들은 한국의 수요가 늘어난 것을 반영해 고추 재배 면적을 크게 늘리며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소비자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고추 원산지 표시 위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25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9월 1∼15일 수입된 중국산 냉동 건고추 양은 5555t으로, 전년 동기 2727t보다 2배가량 늘었다. 중국산 고추 수입이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가격 때문이다. 25일 현재 국산 건고추(중품 기준)의 평균 도매가는 kg당 2만2833원인 데 반해 중국산은 3분의 1 이상 싼 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aT 중국 칭다오 지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중국산 고추 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지만 국산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싸다”며 “이런 이유로 한국의 중국산 고추 수입이 늘면서 중국의 주요 고추 생산지들도 경작 면적을 크게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 예로 올해 네이멍구, 지린, 신장 등 중국 내 주요 고추 산지들은 재배면적을 전년 대비 20% 이상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8월부터 고추 값 폭등을 예상한 국내 수입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의 건고추를 들여오고 있다”며 “최근 들어 국산 고추 생산량이 회복되는 추세라지만 여전히 가격차가 커 김장철 유통되는 고춧가루의 대부분은 중국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국내 고추 생산량을 8만3400∼8만6900t으로 지난해 9만5300t보다 12%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만큼 중국산 고추가 국산으로 둔갑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한편 중국산 고추뿐 아니라 중국산 김치 수입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경제연구소의 ‘대중국 농축산물 교역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19만2900t으로 2000년(500t)에 비해 386배로 늘었다. 연구소는 “지난 10년간 한국의 중국산 농축산물 수입은 전체적으로 70%가량 증가했다”며 “현재 검역 문제로 수입이 금지되고 있는 일부 채소나 과실도 냉동, 건조, 조제저장 등 단순 가공을 통해 수입 규제를 빠져나가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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