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세계최대 차 테마파크 폴크스바겐 ‘아우토슈타트’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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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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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자동차와 놀며 브랜드와 하나가 됩니다”


《소년의 손에는 자동차 번호판이 들려 있었다. 소년의 뒤에는 엄마와, 소년의 여동생을 안은 아빠가 뒤따르고 있었다. 폴크스바겐의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에 들어서는 이들에게서는 가벼운 설렘을 읽을 수 있었다. 이 가족은 이곳에 새 차를 받으러 왔다. 자동차의 고향인 독일에서 자동차를 인도 받는 것은 하나의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이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예정된 날짜에 이들이 도착하면 아우토슈타트의 유리 자동차 타워 2개에 있는 800대에 이르는 신차 중 한 대가 이들에게 인도된다. 가족은 차량에 번호판을 직접 부착하고, 차량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기념사진도 찍는다. 폴크스바겐에서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 중 약 3분의 1이 아우토슈타트에서 차량을 인도받는다. 매년 10만 명이 넘는 수다.》
○꿈의 자동차 도시


아우토슈타트는 국가대표 축구선수 구자철이 뛰고 있는 볼프스부르크에 있다. 하노버 시에서 자동차로 약 한 시간 정도 동쪽 방향에 있는 볼프스부르크는 전체 인구 13만 명 중 약 9만 명이 폴크스바겐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폴크스바겐그룹의 심장에 해당되는 도시다. 아우토슈타트는 직역하면 ‘자동차 도시’지만 이곳에는 단순히 자동차 이상의 문화와 역사가 녹아 있다.

폴크스바겐 고객들이 아우토슈타트에 오는 이유는 단순히 차량을 받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는 독일 내에서 2번째로 인기가 높은 체험형 테마파크이며 독일 관광청이 선정한 10대 관광 명소에도 포함돼 있다. 아우토슈타트 안의 7개 개별 전시관은 폴크스바겐, 벤틀리, 아우디, 람보르기니, 세아트, 스코다 등 그룹 내 각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준다.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오토랩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접 자동차를 디자인해 볼 수 있고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면허증 취득 프로그램과 성인들을 위한 경제 운전 프로그램, 오프로드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아우토슈타트 안에는 최고급 호텔인 리츠칼튼이 있고, 스위스의 유명 외식업체인 뫼벤픽이 운영하는 레스토랑만 9개가 있다. 유기농 레스토랑에서는 어린이들이 피자 토핑을 직접 고를 수 있고, 여성 고객들은 아우토슈타트 세계에서 유행하는 소품을 모아놓은 ‘메트로폴’에서 쇼핑도 즐길 수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물론이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포드 등의 역대 유명한 자동차 모델을 모두 모아 놓은 자동차 박물관도 필수 방문 코스다.

폴크스바겐그룹에 따르면 약 3분의 1의 방문객들은 아우토슈타트에서 6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고 방문객의 절반 이상이 아우토슈타트에 이미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이는 자연스럽게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폴크스바겐그룹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줘 미래 잠재고객의 충성도까지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심장

아우토슈타트의 바로 옆에는 폴크스바겐그룹의 본사가 있고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볼프스부르크 공장이 하루 24시간 쉼 없이 가동되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폴크바겐의 주력 모델인 ‘골프’와 ‘골프 플러스’, ‘투란’, ‘티구안’ 등 4개 모델이 생산되는데, 생산라인의 총길이가 70km에 이른다. 1일 3개조로 24시간 가동되며, 하루 생산 가능량이 3500대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작년 한 해 생산량은 74만 대로, 전 세계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공장 60곳 중 생산량이 가장 많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이 놀라운 또 하나의 이유는 1939년 완공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공장 중 하나이면서도 생산 효율성이나 생산량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공장을 둘러보다 보면 2차 대전 당시 폭격을 당한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하지만 생산라인의 95% 이상이 자동화되어 있어 생산라인에서 근로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공장 내 15개 식당에서 소비되는 소시지의 양은 작년 한 해 250만 개. 재미있는 사실은 폴크스바겐이 사내 레스토랑에서 소비되는 소시지를 자체 생산한다는 것이다. 소시지의 포장에는 ‘오리지널 폴크스바겐 파츠’라는 로고가 있다. 말 그대로 폴크스바겐 순정품이라는 뜻이다. 이 소시지의 일부는 외부 상점에서 판매되기도 한다. 맛이 좋아 볼프스부르크 주민들이 찾기 때문이다.

볼프스부르크=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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