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 전력대란]정부, 예비전력-피해규모 거짓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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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블랙아웃’ 직전까지 가… 李대통령 “책임 묻겠다” 질타

15일 오후 3시경 전국이 ‘블랙아웃(동시 정전)’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예비전력이 148만9000kW가 아니라 실제로는 31만 kW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전 당시의 예비전력을 놓고 정부와 전력거래소가 실시간 기록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어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민주당)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지경위 회의실에서 열린 대규모 정전사태 관련 긴급회의에서 “15일 예비전력량은 정부 발표치인 148만9000kW보다 훨씬 적은 31만4000kW에 불과해 전국이 동시 정전 직전까지 가는 위험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공개한 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총공급능력은 6743만9000kW지만 실제 발전량은 6626만4000kW로 117만5000kW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염명천 전력거래소 이사장은 “148만9000kW가 모두 사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해 김 위원장의 지적을 인정했다.

또 정부는 15일 순간 최대 정전규모가 가정, 공장 등을 합해 162만 곳이었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212만 곳이 피해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규모를 줄인 것이다. 정부는 전날 “16일부터는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지만 이날도 예비전력은 313만 kW까지 떨어지면서 비상 상황에 들어갔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한국전력 본사를 전격 방문해 지식경제부, 한전, 전력거래소 간부들을 모아놓고 “이런 실수 때문에 정부가 국민 앞에서 얼굴을 들 수 없다”며 “분명히 책임소재를 따지겠다”고 말해 향후 고강도 문책을 예고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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