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가 한은 ‘총재’ 호칭 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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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총재’ 직함 바뀌면 자판기가 인식 못해

자판기가 한국은행의 ‘총재’ 호칭을 살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은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 경제재정소위는 25일 한은 총재 호칭을 은행장 등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당분간 논의를 보류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은은 ‘총재’ 호칭을 바꾸면 ‘한국은행 총재’라는 직인이 인쇄된 지폐를 모두 교체하는 데만 약 200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호칭 변경에 난색을 표시했다.

또 회의 참석자들은 새 지폐를 발행하면 은행의 자동화기기(ATM)와 자판기의 지폐 인식 프로그램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과거 1만 원권 교체 때 자판기 프로그램을 교체하느라 자판기를 운영하는 영세업자들이 매출 감소 등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도 나왔다.

국제사회에서 중앙은행 수장은 ‘Governor(총재)’로 부르는 게 관례이기 때문에 한은만 따로 구별해 부르기도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회 관계자는 “한은과 재정부 등이 제시한 여러 의견을 모두 검토한 결과 당장 한은 총재 호칭을 바꾸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연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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