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는 팔고, 버핏은 샀다… ‘큰손’ 투자 전략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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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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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는 씨티, 폴슨은 뱅크오브아메리카 팔고, 버핏은 웰스파고 사고.’

최근 글로벌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세계적인 투자 거물들에게 향하고 있는 가운데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 씨와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 ‘가치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엇갈린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로스 씨가 2분기 씨티그룹과 웰스파고 등 금융주 비중은 대폭 낮추는 대신 통신장비업체 모토로라솔루션의 비중을 늘렸다고 전했다. 소로스 씨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2분기에 모토로라 주식을 120만 주 추가 매입했으나 씨티그룹 주식은 290만 주, 웰스파고는 340만 주 각각 매각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계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폴슨 회장 역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 최근 주가가 많이 떨어진 금융주 보유 비중을 크게 줄였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폴슨 회장이 이끄는 헤지펀드 폴슨앤드컴퍼니는 1분기 말 기준 1억2400만 주에 이르던 BoA 보유 주식을 6040만 주로 줄였다. 절반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셈. 이와 함께 씨티그룹 보유 주식도 4130만 주에서 3350만 주로 대폭 축소했으며 JP모건 주식도 일부 처분했다. 앞서 폴슨 회장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콘퍼런스에서 “일부 주식 투자가 너무 공격적이었다”며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가 집중 투자했던 금융주들의 성적은 부진한 편이다. BoA는 연초보다 42% 빠졌고 씨티그룹과 JP모건은 각각 34%, 13% 떨어졌다. 글로벌 경제 회복을 점치며 금융주에 많은 돈을 투자했던 폴슨 회장은 이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야 했고 대표 펀드인 ‘어드밴티지 플러스 펀드’도 올해 31%의 손실을 보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금융주의 비중을 줄인 폴슨 회장은 정작 소로스 씨가 팔아치운 웰스파고의 주식은 2050만 주에서 3360만 주로 늘렸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버핏 회장도 웰스파고를 샀다. 버크셔는 2분기 웰스파고 주식 970만 주를 매입해 지분을 2.8%로 늘렸다. 로이터는 웰스파고가 부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상당수 투자자가 이를 투자 다변화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면에서 매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고의 투자자들도 금융주들을 두고 엇갈린 전략을 펼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그만큼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국투자증권 박중제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 전반의 신용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특히 금융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냉정하게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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