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 연기금 증시 방어에 긴급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9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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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도 조만간 대책 마련 착수

정부와 연기금, 증권업계가 주식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등 연기금은 주식 매입 규모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최근 추풍낙엽처럼 내려가는 주가를 부양한다는 계획이다.

4대 연금 중 규모가 가장 큰 국민연금은 9일 오후 투자위원회를 열고 이달 배정된 투자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 판단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6월 말 기준으로 전체기금 341조 원 중 60조원(17.77%.시가기준)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올해 말까지 주식투자 비중을 18.00%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이번 상황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주식 투자 규모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주가가 너무 많이 내렸다고 판단해 주식을 꾸준히 샀으며 더 사려고 한다"며 "(다른 투자자를) 따라가면서 사는 것보다 이렇게 빠질 때 사들이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이런 때 장기적인 수익이 날 수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렇게 주가가 급락하고서 다시 급등하곤 했다"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된다는 생각에서 주식 매입 규모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 관계자도 "아직 규모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인 계획은 주식을 늘려간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공무원연금은 시장 상황을 자체적으로 파악하면서 외부 상황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지속적으로 (시장에) 들어가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4대 연금 중 하나인 우체국보험기금은 아직 뚜렷한 계획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연기금은 코스피가 급락해도 꾸준히 `사자'에 나서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5055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는 등 최근 엿새간 1조8666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 중에서 가장 큰 손으로 분류되는 연기금이 시장 수호에 긴급 투입된데는 정부 독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증권사, 자산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어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 기관들이 시장 수호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증권업계도 대책 마련에 착수, 증시 안정을 위해 일시적인 공매도 제한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제도적 측면에서 퇴직연금의 주식형 펀드 매입 허용과 어린이펀드 세제 혜택, 신용융자 담보유지비율 완화 건의 등의 방안을 검토해 정부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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