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경총회장 “기업총수 청문회 호출 없어야”… 정치권 개입 한목소리 비판

  • 동아일보

이채필 고용장관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 문제”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우리 기업 경영자들이 국회 청문회 등에 불려나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권의 지나친 대기업 압박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경총이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을 초청해 마련한 조찬 강연회의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 공청회에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경총 회장의 출석을 요구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당시 경제단체장들이 불참하자 민주당은 대·중소기업 상생 청문회를 열어 경제단체장들을 부르겠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국회 지경위 김영환 위원장(민주당)은 15일 “대·중소기업 상생 청문회를 틀림없이 열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

정치권과 재계 사이에 갈등이 깊어가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 회장의 발언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경총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은 기업들이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정치권의 지나친 개입을 우려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인 이 회장은 퇴임 후 STX에너지·중공업 회장을 맡았고, 지난해 5월 경총 회장으로 추대됐다.

이채필 장관 역시 노사관계에 대한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을 비판하면서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복수노조 시행 이후 정부의 노동정책 운영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이 장관은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어제 국회의원 몇 명이 항의방문을 왔지만 내 소신은 그대로다. 노사가 합의했는데도 (사업장) 밖에서 정치사회적으로 이슈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풀어나가고 있는데 다른 접근이 들어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차원에서 문제점을 지적했다”면서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지하지만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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