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김정기 씨(39·빌딩관리업)는 5년 전 만나 살림을 꾸린 중국인 부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포스코와 서울 강남구청이 마련한 다문화가정 무료합동결혼식에서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사람들은 김 씨 부부를 포함해 7쌍. 모두 가정형편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들이다.
김 씨는 “2005년 겨울 중국 하얼빈에서 아내를 처음 보고 사랑을 키우다 같이 살게 됐고 이미 아이도 하나 있지만 결혼식을 못 치러 늘 미안했다”며 포스코와 강남구청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포스코는 결혼식 지원 이외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7쌍의 부부에게는 180만 원 상당의 전통재래시장 상품권을 축의금으로 전달했다. 2박 3일간의 경주 신혼여행도 마련해 줬다.
포스코의 나눔 활동은 다문화 가정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에서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나오려면 우리 사회부터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떳떳한 사회구성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에서다.
포스코는 무엇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문제가 중요하다고 본다.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은 이중언어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방치하면 하나의 언어도 제대로 못하게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이런 환경과 잠재력을 잘 개발한다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할 수 있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결혼이민자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돕는 콜센터 설립과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이중 언어 학습지원 등을 준비 중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글로벌 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포스코의 기업문화가 다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해 왔다. 그는 ‘직원들과의 열린 대화’에서 “우리 직원들은 글로벌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세계와 더불어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며 “동남아 이주민 등 다문화가정에 대한 봉사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여성가족부와 다문화가족지원 활동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다문화가족의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국제다문화학교 개교를 지원하는 한편 포스코미소금융재단 창업자금 대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등 활동을 벌여 주목받았다.
정 회장은 3월 다문화가족포럼 공동대표로 취임하기도 했다. 다문화가족포럼은 지난해 9월 여성가족부의 지원으로 창립된 것으로 다문화가족의 사회통합을 촉진하고 성숙한 다문화사회의 성장을 위한 사회적 과제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가족역량강화 프로그램인 ‘모자이크: 함께 모여 꿈을 꾸다’를 19일부터 시행하면서 자원봉사가족들이 다문화가정을 찾아 1대1로 부부와 부모 간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가족간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갖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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