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30대 그룹의 부채가 2008년에 비해 350조 원 이상 늘어나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30대 그룹에 진입한 석유공사와 대우건설을 제외한 28개 그룹의 부채 총액은 4월 5일 현재 1036조8760억 원으로 2008년(685조5750억 원)에 비해 51.24%(351조3010억 원) 늘어났다.
부채 증가율이 가장 큰 기업은 포스코로 2008년 9조8470억 원에서 25조7980억 원으로 162% 늘었다. 또 한국가스공사와 STX, 한국철도공사, 롯데도 부채가 3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 부채 증가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58조105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58조740억 원), 현대자동차(31조2250억 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30대 그룹의 자본총액은 2008년에 비해 220조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기업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부채비율이 나빠진 그룹은 모두 17개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국책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공기업의 부채비율이 크게 악화됐다. 특히 LH는 자본총액 대비 부채비율이 2008년 381%에서 올해 560%로 치솟았으며 한국가스공사도 226%에서 355%로 악화됐다.
주요 대기업들의 부채가 늘어난 것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나빠진 탓으로 분석된다. 또 삼성그룹 등은 비(非)금융계열사의 부채비율은 줄어든 반면 삼성카드 등 금융계열사의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요 그룹들의 부채 비율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카드와 보험 등 금융계열사는 외형 확대 과정에서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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