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를 둘러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모터쇼의 꽃'이라고 불리는 여성 모델들의 어떤 점이 달라졌다는 걸까.
한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모델들의 복장이 매우 '얌전'해졌다"며 "남자 모델이 등장한 점도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에게 여성 모델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존재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선정적인 복장을 입은 모델에 대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보기에 불편했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2009년 열렸던 7회 서울모터쇼에서는 아예 조직위 차원에서 '베스트 모델 선발대회'를 개최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모델을 아예 쓰지 않는 업체도 있고, 모델을 등장시킨 업체들도 과거에 비해 모델의 지나친 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모델의 복장에 대해 조직위 차원에서 어떠한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며 "모터쇼의 본질인 자동차에 집중하는 업체들의 자발적인 흐름 아니겠느냐"며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서울모터쇼가 서서히 선진국형 모터쇼로 자리잡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파리모터쇼, 북미모터쇼 등에는 나이가 많은 여성 모델도 있고, 선정적인 복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업체들이 변한 것은 한국의 자동차 문화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무래도 인터넷 클릭 등을 유도하기 위한 속칭 '낚시질'이라도 해야 했기 때문에 '누가 더 자극적인 복장을 입나'로 경쟁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제 차의 내용이 풍부해진 데다 관람객들도 모델이 아닌 차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모터쇼에서 모델을 쓰지 않는 메르세데스-벤츠 측은 "모터쇼의 본질인 자동차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로 모델을 쓰지 않는다"며 "서울모터쇼의 흐름도 이 같은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아 반갑다"고 밝혔다.
올해 서울모터쇼 예상 관람객은 약 100만 명. 이는 세계 유명 모터쇼와 견줘 봐도 뒤지지 않는 규모다. 그리고 이들은 모터쇼의 주인인 자동차보다 여성 모델이 더 주목 받는 '주객전도' 현상도 바꿔놓았다. 이제는 서울모터쇼 조직위와 자동차회사들이 보다 수준 높은 전시와 다양한 신차들로 이들의 성원에 보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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