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민영화’ 몸 낮춘 강만수

  • Array
  • 입력 2011년 3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산은지주회장 공식 선임…
“나는 이미 정부를 떠난 사람, 감독아닌 배우 역할 다할 뿐”

“산은금융지주 민영화 문제는 기본적으로 정책당국이 결정할 사안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언론에서 ‘후배(김석동 금융위원장) 하는 일에 선배가 말뚝을 박았다’고 쓰지 않겠습니까. 제가 생각이 있더라도 말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사진)이 스스로 몸을 낮췄다. 그는 22일 주주총회에서 산은지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 뒤 열린 기자상견례에서 평소 소신이던 ‘메가뱅크’는 물론이고 산은 민영화를 둘러싼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에 “보고를 받았고 어떤 게 최선일지 고민하고 있다. 다음에 차차 이야기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강 회장은 “감독(금융당국)과 배우(산은금융지주)의 역할은 나뉘어 있다”며 “감독이 시나리오를 정하고 방향을 결정하면 배우는 역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은행과의 합병 등은) 정부가 대주주로서 결정하는 사항”이라며 “나는 이미 정부를 떠난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가 금융당국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은 김석동 금융위원장이나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등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 회장은 행정고시 8회 출신으로, 현 경제관료 가운데 이른바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를 ‘마피아’에 빗댄 용어)의 대부격이다. 김 위원장 및 권 금감원장 내정자는 행시 23회다. 산은지주 회장 연봉 인상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내 뜻과는 무관하게 이야기가 오간 것”이라며 “더는 연봉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