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8.8강진-쓰나미 대재앙]엔화 급락… 아시아증시 동반폭락… 국제금값은 폭등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닛케이 1.72%-코스피 1.31%-상하이 0.79%↓
안전자산 선호… 금값은 온스당 3.66달러 올라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의 영향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일본은 엔화가치가 크게 떨어졌으며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는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는 지진 소식이 증시 마감 직전에 알려지면서 상대적으로 충격의 강도는 약했다. 전문가들은 도쿄 인근 지역에 정유, 화학 공장이 많아 해당 업종의 한국기업은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세계 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도 일본 강진과 관련해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일본 동북부의 강진은 오후 2시 45분, 금융시장이 마감하기 직전에 일어났다. 당초 미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 환율은 전날 대비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하고 있었지만 지진 소식이 전해진 뒤 환율이 급등하며 엔화 가치가 급락했다. 엔화 환율은 장중 83.29엔까지 치솟아 엔화가치는 지난달 22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0.7% 정도 빠지다 지진 소식에 1.72%로 하락폭을 확대해 10,254.43엔으로 마감해 1월 말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예상보다 높게 나온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 국제 유가 상승 압력, 미국 뉴욕 증시 급락 등 악재에 시달리던 아시아 증시는 일본 지진 소식까지 나오면서 동반 폭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79% 하락한 2,933.80으로 마감했고, 대만 자취안지수는 0.87% 하락한 8,567.82, 홍콩 H지수는 1.85% 떨어진 12,752.01로 장을 마쳤다. 한국 종합주가지수도 1.31% 떨어진 1,955.54로 1,960 선을 내줬다.

뉴욕증시도 하락세로 개장했다. 개장하자마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6%, 나스닥은 0.42% 떨어졌다. 이에 앞서 유럽 주요국 증시도 영국 ―0.64%, 프랑스 ―1.04%, 독일 ―1.28% 등 일제히 약세로 출발했다.

일본 지진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불안해지자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되면서 금값이 올랐다. 금값은 이날 온스당 3.66달러 오른 1416.25달러였다.

지진이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5년 고베 대지진 때 일본 반도체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수는 오히려 올랐다”며 “도쿄 인근에는 정유, 화학공장이 많아 해당 업종의 기업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여행, 항공업계는 당분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은 시각이 엇갈렸다.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베어링은행이 파산한 것도 당시 선물옵션 투자를 주도했던 닉 리슨이 일본 주가하락을 예측하지 못한 채 대규모 거래를 진행함으로써 시작되는 등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불똥이 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연재해가 원자재 생산지역이 아닌 도시를 파괴할 경우 경제성장이 둔화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파괴된 도시는 복구를 통한 새로운 생산의 기회도 된다”고 말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