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 2위 증권거래소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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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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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오사카 거래소 “내년 가을까지 통합”

세계 증권거래소 간의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두 곳은 일본을 대표하는 1, 2위 거래소로 내년 가을 통합이 목표다. 증권거래소가 통합되면 취급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많아져 글로벌 투자자금 유치에 유리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 사이토 아쓰시(齊藤惇) 사장은 “일본이 아시아를 비롯한 국제 자본시장에서 싸우기 위해서는 적극 협력해야 한다”며 경영통합 추진 의사를 밝혔다. 라이벌 관계인 오사카거래소의 요네다 미치오(米田道生) 사장도 “합병을 한다면 3개월 이내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증권거래소는 삿포로 나고야 후쿠오카 등에도 있지만 도쿄와 오사카가 거래 규모나 시가총액 면에서 단연 1, 2위를 달리고 있다. 도쿄거래소의 경우 상장기업이 2290개로 일본 전체 주식거래의 90%를 차지한다. 오사카거래소는 상장기업이 1741개지만 선물 등 금융파생상품 거래는 일본 전체 거래의 절반을 차지한다. 통합이 추진되면 도쿄증권거래소의 1부와 2부, 오사카증권거래소의 1부와 2부 시장을 합쳐 각각 현물주식 거래소와 금융파생상품 거래소, 상장심사 담당 법인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거래소의 통합 추진에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일본의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세계 유수의 증권거래소가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마당에 사분오열한 일본 거래소로는 경쟁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기업인 NYSE유로넥스트와 독일증권거래소 운영업체인 도이체 뵈르세가 합병해 15조 달러 규모의 공룡 거래소가 탄생했다. 런던증권거래소와 캐나다 토론토거래소를 운영하는 TMX그룹도 합병을 발표했다. 아시아에서도 싱가포르와 호주 증권거래소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이익을 낼 수 있는 대형 시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대형화를 통한 거래소 간의 자금유치 경쟁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게 일본 금융업계의 전망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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