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골프선수 후원 열기, 식지않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3일 14시 42분


코멘트
KB금융지주가 여자 프로골퍼 한희원, 양희영, 정재은 선수에 대해 후원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했습니다. 세 선수는 향후 KB국민카드를 비롯한 KB금융그룹 계열사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 골프백, T셔츠 등을 착용하고 국내외 골프대회에 참가하게 되지요. KB관계자는 "그동안 체조, 피겨 등 비인기종목에 후원을 해왔다면 올해부터는 골프 분야 후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기관의 골프 마케팅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갈수록 그 열기가 뜨거워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미 신한금융, 하나금융, 기업은행, 미래에셋, BC카드, 토마토저축은행 등 많은 금융기관들이 특정 선수를 후원하거나 골프단을 운영하는 등의 방법으로 골프마케팅을 진행해오고 있지요. 얼마 전 영업이 중지된 삼화저축은행 역시 골프단을 통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린 곳입니다.

그럼 이처럼 금융권에 골프 마케팅 바람이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비용대비 효과가 크기 때문입니다. 금융사들은 주로 여자선수들을 선택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활동하는 여자선수들의 몸값은 최고 2억~3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너 명의 인기선수에 후원계약을 맺어도 들어가는 비용이 10억 원이 채 안 되는 셈이지요. 야구, 배구 등에의 투자비용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입니다. 그러나 효과는 상당합니다. 일단 국내에서만 매년 수십 개의 대회가 열리는데 모든 대회는 TV로 생중계됩니다. 지상파 외에도 케이블 골프전문채널을 통해 선수들의 모자나 유니폼에 새겨진 기업 로고는 경기 내내 쉴 새 없이 노출되지요. 시청자들은 자연스레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후원하는 금융기관을 기억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골프를 즐기는 층이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상층으로 은행이나 카드, 저축은행 등 금융권이 노리는 고객층과 맞아떨어지는 것도 또 다른 이유입니다. 2010년 시즌부터 5명의 선수와 후원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골프마케팅을 벌여온 BC카드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공략하고자 하는 고객층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레저활동이 골프"라며 "고객들을 초청한 골프이벤트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다른 금융사에서도 후원 비용이나 효과에 대해서 문의가 끊임없이 오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골프 마케팅 바람은 금융권에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