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부모님과 함께 장을 볼 때 어디로 가나요. 대형 할인마트에 가는 친구도 있을 것이고 동네 구멍가게나 시장에 가는 친구도 있을 것입니다. 대형 할인마트에서는 보통 물건을 큰 묶음으로 팔기 때문에 싸게 살 수 있습니다. 반면 동네 슈퍼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물건들을 소량으로 갖다 놓고 팔기 때문에 조금 비싼 편입니다. 따라서 큰 식당을 경영하는 사람은 긴 줄을 서면서도 대형 할인마트에서 재료를 구입합니다. 하지만 분식집을 운영하는 동네 아저씨는 바로 옆 슈퍼나 시장에서 신속하게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지요.
저축은행도 은행과 마찬가지로 예금과 대출업무를 주로 하지만 위의 예에서 본 것처럼 이용하는 고객이나 금리 등에서 차이가 있는 금융회사입니다. 대출의 경우 은행은 주로 목돈이 필요한 사람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많은 금액을 낮은 금리로 빌려줍니다. 반면 저축은행은 주로 자영업자나 서민을 대상으로 적은 금액을 비교적 높은 금리로 빌려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 은행에서는 신용도가 낮아 대출받기 힘든 사람들이 저축은행에서는 높은 이자를 내는 대신 비교적 간편한 절차로 빌릴 수 있는 것이지요. 요즘 신문에 자주 나오는 ‘햇살론(loan)’이라는 대출상품이 바로 저축은행에서 취급하는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입니다.
그러면 예금은 어떨까요. 은행에 예금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받는 반면 저축은행에서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규모 자본과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춘 은행은 예금을 맡겼다가 떼일 위험이 크게 낮은 반면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은 안정성 측면에서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한 저축은행이 무리한 대출로 재무상태가 나빠져 영업정지를 당했는데, 이 사건 이후로 다른 저축은행에 예금한 많은 사람들이 한때 예금을 빼내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대형 마트가 많이 생겨 동네 슈퍼들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처럼, 일반 은행의 영업망이 확대되면서 영업을 제대로 못하는 저축은행은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장을 볼 때 대형 마트와 동네 슈퍼가 각자 나름대로 쓸모가 있듯이 돈을 빌리거나 맡길 때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은행과 저축은행도 각자의 형편에 따라 이용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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