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 한표’ 신한금융 회장 인선 변수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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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KCB 現사장의 투표’ 검사 착수… 결과따라 영향 클듯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유력한 후보인 류시열 회장 직무대행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가 회장 선임의 중대 변수로 등장했다. 신한금융 측은 최근 류 회장 대행이 투표권을 행사하더라도 법률적으론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개인신용평가회사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현직 사장이 자신에게 투표해 차기 사장 후보로 뽑힌 것을 놓고 최근 검사에 착수했다. 검사 결과에 따라서는 신한금융의 회장 인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본보 1월 24일자 B3면 KCB 사장 선임 불공정 논란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7일 “KCB 사장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적절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는지 검사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건전한 상식’에 비춰 제대로 사장을 뽑았는지 판단하는 것은 결국 주주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CB는 지난달 차기 사장을 뽑는 이사회 표결에서 3연임에 도전하는 김 사장이 자신에게, 현직 부사장이 김 사장에게 각각 투표함으로써 새로운 후보인 홍성표 신용회복위원장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최종 사장 후보로 뽑혀 불공정한 경쟁을 벌였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KCB 관계자는 “사장 본인이 후보로 나서더라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법무법인에 자문해 확인한 만큼 적법하게 인선 작업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른바 ‘자기 투표’에 따른 불공정 논란은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번지고 있다. 신한금융이 “류 회장 대행의 투표권 행사에 법률적인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조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류 회장 대행의 투표권 행사는 정서상으로 문제가 있고, 회장으로 선임되더라도 두고두고 논란이 될 수 있다”며 “투표권 행사를 강행하면 노조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 특별위원회는 8일 외부에서 추천받은 26명 가운데 3, 4명의 최종 후보군을 추린 뒤 14일 단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특위 위원이자 사외이사인 류 회장 대행 외에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 이인호 전 신한금융 사장, 고영선 한국화재보험협회 이사장(전 신한생명 사장), 한택수 국제금융센터 이사회 의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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