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240억 과징금

  • 동아일보

컴퓨터용 브라운관 가격-생산량 담합

컴퓨터용 브라운관을 제조해온 삼성SDI를 비롯한 5개 업체가 10년간 전 세계시장을 상대로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해온 사실이 적발돼 262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조만간 이들 업체에 대한 제재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과징금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996년 11월부터 10년에 걸쳐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 2곳과 대만과 중국, 말레이시아 기업 3곳이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해 국내에서 2조9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1990년대 중반부터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판매가 늘면서 컴퓨터용 브라운관의 인기가 하락하자 사전에 합의해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미리 설정해왔다. 이들 업체는 한국과 대만,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매월 1차례 이상 임원급 이상의 최고위급 회의나 부장·과장급 실무자회의를 열고 제품 규격에 따른 가격과 회사별 조업일수, 폐쇄할 생산라인까지 할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과징금 규모는 업계 1위인 삼성SDI에 대해서는 240억1300만 원, 해외 기업 3곳에는 22억 원이 부과됐다. 또 당초 200억 원대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됐던 LG필립스디스플레이는 2009년 홍콩계 법인에 브라운관 사업을 넘긴 뒤 사실상 폐업 상태여서 과징금을 전액 면제받았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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