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 1인가구 중심 정부 대책 실효성 의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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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란 주범은 3, 4인용 아파트인데…

최근 심화되는 수도권 전세난의 ‘주범’은 1억∼3억 원대 중소형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 동안 수도권에서 전세금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전용면적 60∼85m² 이하로 서울은 전세금 2억∼3억 원대, 경기도는 1억∼2억 원대였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세금은 전용면적 60∼85m²의 중소형이 23.71% 상승해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어 소형인 60m² 이하의 상승률이 19.84%를 기록했다. 85m² 초과인 중대형 아파트는 18.91%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전용면적 60∼85m²는 분양면적 76∼105m²로 방이 2, 3개 있는 3, 4인용 아파트가 해당된다.

전세금 규모로도 서울 강남권을 제외하고 전용면적 60∼85m²가 가장 많이 포진해 있는 2억∼3억 원 미만 아파트 전세금의 상승률이 25.9%로 가장 컸다. 이어 △5억∼6억 원 23.5% △3억∼4억 원 22.7% 순으로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및 20년 이상 된 노후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1억∼2억 원 미만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어 19.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 역시 전용면적 60∼85m²가 20.19%로 가장 많이 뛰었고 60m² 이하 16.83%, 85m² 초과 14.28% 순이었다. 전세금 규모로는 1억∼2억 원이 17.5%, 1억 원 미만이 17.3%로 각각 비슷한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주로 2008년에 입주해 2년차를 맞는 새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008년은 강남권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왔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매 수요까지 급감해 ‘역전세난’이 발생했을 때”라며 “지난해부터 전세 시장 수요가 급등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리센츠와 엘스, 서초구 반포자이 등 재건축 아파트들은 2008년 입주 시점에 전세 물량이 소화되지 않아 주변의 기존 아파트 전세금까지 함께 끌어내린 바 있다. 그러나 전세 재계약 시점인 지난해에는 2년 전 가격보다 약 2배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서울에서는 송파구가 42.2%로 가장 많이 올랐고 △서초 30.6% △광진 29.9% △강동 28.5% △강남 23.9% △용산구 22.9% 등이 서울 전체 평균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편 정부가 1·13 물가안정대책에 포함시킨 도시형 생활주택, 다세대·다가구 위주의 공급 확대 방침은 전세난의 대상 주택과는 거리가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공급하려는 주택은 방 1개의 원룸과 월세주택이 상당수여서 중소형 아파트 전세 수요를 흡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인구구조 변화를 대비한 1인 가구 중심의 소형 아파트는 전세보다는 월세로 빠지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며 “현재 전세난은 1인 가구보다는 3, 4인 가족용 주택 부족이 문제인 만큼 원룸 공급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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