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뛰는데… 맥 못추는 코스닥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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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비중 7%대로 추락… 삼성전자 3분의 2 수준 불과

코스피는 2,000 선을 뛰어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코스닥은 초라하기만 하다. 올해 들어 대형주와 소형주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주가 2,000 시대가 무색할 만큼 코스닥 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0%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8.76%에서 대폭 줄어든 것으로 이는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의 시가총액 150조6926억 원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닥지수는 코스피가 2,000 고지를 넘어서며 2,020 선까지 상승하는 와중에도 510 선에서 주춤하고 있다.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126조9550억 원으로 불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돌파했지만 코스닥은 95조3620억 원에 머물고 있다. 2007년은 물론이고 올 초 수준도 회복하지 못한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의 비중이 7%대까지 떨어진 것은 2004년 말과 2008년 말 이후로 세 번째다. 2004년과 2008년은 주식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시기로 위험회피 성향이 커지면서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인 부진이 계속됐다. 하지만 올해는 대세 상승기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올 들어 코스피가 부진을 면치 못한 가장 큰 이유로는 불안정한 수급이 꼽힌다. 증시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외국인과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 우량주 위주로 사들이면서 코스닥 종목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증시 자금이 자문형 랩 등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운용사 역시 코스피 우량종목을 담는 대신 코스닥 종목은 내다 팔았다. 그나마 사상 최대 규모의 상장폐지, 분식회계 등으로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지면서 개인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정보기술(IT) 버블 등으로 활황을 보이던 1999년 증시에서 코스닥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2.02%에 이르렀다. 2000년 13.48%, 2001년 16.84%, 2002년 12.63% 등 2000년대 초반에는 두 자릿수를 유지했고 이후에도 9% 선에서 움직였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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