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강심장’

  • 동아일보

○ 직분사 엔진 ○ 터보차저 시스템 ○ 엔진 다운사이징 …
한체급 위 필적하는 출력에 엔진 소형화로 연비도 높여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가 대중화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자동차업계는 최근 그 대안으로 엔진의 크기를 줄여 차체를 경량화하면서도 출력과 연료소비효율을 높이는 방법(다운사이징)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이 같은 세계 자동차업계의 트렌드에 맞춰 한국 자동차회사들도 작고 강한 엔진을 넣은 자동차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 첨단 엔진 넣은 ‘강심장’ 자동차

현대차 2.4 GDI 엔진
현대차 2.4 GDI 엔진
현대·기아자동차는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 2.4’ ‘K5 2.4’ ‘신형 포르테’ 등에 출력과 연비를 동시에 높인 직분사(GDI) 엔진을 장착해 선보였다. GDI(Gasoline Direct Injection)는 실린더 안에 연료를 직접 분사함으로써 연료를 완전 연소시키는 방식이다.

신형 아반떼 1.6은 기존 모델과 배기량이 같지만 최대출력은 기존 124마력에서 140마력으로 높아졌다. 연비 또한 기존 소형차를 넘어서는 L당 16.5km를 달성했다. 현대차는 11월 출시한 소형차 ‘엑센트’에도 1.6 GDI 엔진을 달았고, 앞으로 차량 전 라인업에 직분사 엔진을 적용할 방침이다.

직분사 엔진을 얹은 기아차 K5 2.4는 최고출력이 기존 179마력에서 201마력으로 12.3% 높아졌고 포르테 1.6 역시 124마력에서 140마력으로 12.9% 높아졌다.

현대 ‘신형 아반떼’
현대 ‘신형 아반떼’
GM대우자동차는 ‘알페온’ 2.4와 3.0에 직분사 엔진을 달아 각각 185마력, 263마력의 출력과 L당 10.6km, 9.3km의 연비를 달성했다.

직분사 엔진을 장착하면 부품 원가 상승으로 차 값도 오를 수밖에 없다. 신형 아반떼는 1340만∼1890만 원으로 구형보다 150만 원가량, 엑센트 1.6은 1310만∼1536만 원으로 구형보다 130만 원가량 비싸졌다. 직분사 엔진의 구조상 엔진음이 약간 커지는 것은 단점이다.
○ 터보차저 기술도 각광

GM대우 ‘알페온’ 2.4
GM대우 ‘알페온’ 2.4
직분사와 함께 터보차저 시스템을 덧붙여 출력을 더욱 높인 엔진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 ‘쏘나타 2.0 터보’ 모델을 선보였다. 2.4L 모델(201마력)보다 배기량은 작으면서 출력은 36.3%나 높은 274마력을 자랑한다. 연비와 출력 모두 기존 V6 3.0L급 구형 쏘나타보다 높아 전형적인 다운사이징 모델로 볼 수 있다.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GM대우차도 1.4L급 터보 엔진을 장착한 라세티 프리미어(미국명 시보레 크루즈)를 미국 시장에 팔고 있으며 내년에 국내에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회사는 또 2011년형 ‘라세티 프리미어’를 출시하면서 연료와 공기 분사의 정확성을 높이는 엔진제어 기술을 향상시켜 출력을 더욱 높였다. 2011년형 라세티 프리미어 가솔린 1.6은 114마력에서 124마력으로, 디젤 모델은 150마력에서 163마력으로 올라갔지만 연비는 비슷하다.

이처럼 기존 엔진의 성능을 향상시킨 경우 소비자가격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2011년형 라세티 프리미어 1.6 모델의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SE 일반형이 1466만 원, CDX 고급형이 1821만 원이다. 1.8 모델의 가격은 SX 일반형이 1611만 원, CDX 일반형이 1682만 원이다. 가격은 최대 31만 원 올랐으며 CDX 일반형의 경우 오히려 13만 원 떨어졌다.
○ 폴크스바겐, 엔진 다이어트 경쟁 선두

현대 ‘엑센트’
현대 ‘엑센트’
유럽 자동차회사들은 전통적으로 강한 디젤 엔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통 수 축소 및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앞서가는 회사는 폴크스바겐은 ‘최소의 연료로 최대의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이룬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1.4 TSI 엔진’은 세계에서 가장 효율성이 뛰어난 휘발유 엔진으로 평가받는다.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회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고효율 4기통 엔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GM은 6기통의 대표 세단이던 ‘뷰익 라크로스’에 4기통 엔진을 장착해 내년 여름에 선보일 예정이다. 포드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과 터보차저를 조합한 ‘에코부스트(EcoBoost)’ 친환경 기술을 적용해 4기통 엔진을 만들고, 포드와 링컨 차량에 두루 장착할 계획이다.

일본은 자동차회사마다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인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에 강점이 있어 다른 회사들과 달리 다운사이징에는 열성적이지 않다. 하지만 닛산은 다운사이징을 통한 연비 개선과 저가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스바루와 혼다 역시 각각 중형 세단 ‘레거시’와 ‘어코드’의 4기통 모델 판매를 늘릴 예정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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