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제외하더라도 유럽 재정위기의 전염 가능성과 중국 추가 긴축 우려가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어졌다. 이들 변수에 추가해 연말까지 △미국 연말 소비수요 △4분기 실적 조정 △국내 부동자금 이동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시장은 단기 불확실성으로 제한적 등락을 보이는 반면 업종별로는 내년 전망을 기반으로 비교적 활발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별로 미리 내년 준비가 한창인 셈이다. 전자기술(IT)과 은행업종은 턴어라운드 측면에서, 증권과 건설업종은 유동성의 측면에서 내년 전망이 밝다.
IT업종은 최근 한 달간 시장보다 초과수익이 컸다. 삼성전자는 74만 원을 저점으로 최근 89만 원까지 상승했다. IT업종을 주목하는 이유는 △업황 바닥 통과가 임박했다는 점 △ 미국 연말소비를 통해 재고조정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점 △수급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점에 근거한다.
은행업종도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은행업종 순이익을 추정한 결과 올해 대비 내년 순이익은 3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호적인 거시 환경 △부동산 경기회복 가능성 △대출 성장 바닥 통과 △인수합병(M&A) 구체화가 주가 상승을 지지하는 이유다.
증권과 건설업종은 ‘자산가격 인플레이션 붐’에 가장 부합하는 업종이다. 이례적인 저금리, 해외 유동성 유입, 원화 강세, 내수경기 확장, 부동자금 이동 같은 시장 환경은 자산가격 강세를 지지해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과 건설업종이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종의 상승 논리는 부동자금 일부가 주식시장에 유입된다는 점과 지수의 ‘레벨 업’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랩어카운트 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수익 원천 다변화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 확대가 투자 포인트다.
건설업종은 은행업종과 더불어 실적 회복의 선두주자다. 순이익 기준으로 내년 36.2% 증가가 예상된다. 탄탄한 해외수주 모멘텀이 외형 성장을 이끌 것이며 국내 주택경기가 바닥을 벗어나면서 고질적인 약점도 해소될 것으로 평가된다. 건설업종 주가 재평가는 이를 반영하는 과정이다.
이번 주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다. 1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이 예상된다. 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금리를 인상하는 무리수를 둘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10∼12일 사흘간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린다. 회의에서 올 한 해 경제성과를 되짚어보고 국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정부 시각이 제시된다. 내년 경제정책에 대한 밑그림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의다. 중국 정부가 고민하는 성장 방식과 통화 및 재정정책 기조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댓글 0